2015년 05월 지상겔러리/ 가족<김선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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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도보테로 ,<가족>
작가 : Fernando Botero Angulo (1932~ )
작품 : 가족(A Family, 1996) oil on canvas,
195x155cm
새들은푸른하늘을날아오르고
냇물은푸른들판을달려나가는눈이부시게아름다운계절.
집집마다보물같은우리의아이들이자라고있고,
가없는사랑의부모님들과, 하나가되고자애쓰는부부들과
‘사람’과‘사람의길’을보살피게되는은혜로운날들로가득한오월이다.
공기처럼늘함께있어서소홀하게되는가족들을보면, 어떻게이렇게세세손손종횡의고리로이어져오늘의가정을이루게되었는지신기하다. 한인격의형성에서절대적인요인은선택의여지없이태어난가정과가족들이만들어내는환경일것이다. 복불복(福不福).
그리하여...... 살아가면서‘섭리’를하나씩알게되는것이우리의과제인듯.
콜롬비아출신의거장페르난도보테로는가족사진을찍는촬영기사처럼수십점에달하는가족풍경을그렸다. 의뢰받은가족이아니라관념적으로그렸다.
왜그리도많이콜롬비아배경의가족들을그렸을까.
그는문화적으로열악하며마피아로얼룩진메데인이라는도시에서태어났다. 19세가될때까지고향을떠나본적이없었고약관의나이에유럽에서미술공부를할기회를갖게된다. 당시엔전세계가추상열풍이었으나보테로는주변의야유와폄하속에서도자신만의화풍을고수했다. 뿌리를지닌토속적인그림이보편성을갖게될때가장세계적인그림이되리라믿었으며,“마술적사실주의”로표현되는비현실적인구상화에전념한다.
남미의색감과튜브에바람을넣은듯부풀려진그의그림에유럽사람들은환상적이라며열광했다.
가장콜롬비아인다운화가로평가되는그는마르케스의소설이나피아졸라의탱고에서와같이예술성과대중성을동시에얻게된다. 그럼에도고국에선화가로서의활동이나가족의신변을보장받지못했다.
안전한작품활동을위해서뉴욕, 파리, 피에트라산타, 몬테카를로에스튜디오를마련하고 80이넘은지금도유목민처럼캔버스천을둘둘말아들고다니며열정적으로회화와조각작업을하고있다. 그래서더욱고향풍경과가족들의모습에애착을갖게되었으리라.
그의인물들은뚱뚱하다. 이목구비가작아서더빵빵해보이는인물들이화면을가득채우며정물처럼배치되어있다. 정지되고우둔하며고요한느낌을준다. 토속적인색채는단순하고유아적이며부드럽다. 한껏부풀려진독특한양감은형태와색채에관능성과풍만함을더해준다. 이들은‘생의기쁨’에그근원이있으며특유의유머와풍자로남미의정서를보여주고있다.
1996년에제작한<가족>그림을보자. 우람한엄마, 아내의뒷모습이화면을채운다. 그녀는풍요와다산을상징하는빌렌도르프의비너스같은몸체로위풍당당하게서있다. 아기를안고있는까깍의모습이인니에살고있는우리에게낯익은풍경이다.‘가정’이라는인생무대에‘가족들’이자리잡고있고, 이야기가있어보이면서도표정이없어서고요한느낌이다. 기둥처럼서있는엄마는외부의시선을등진채가족을품고있고, 아빠는아내의울타리안에서세상을보고있다. 그리고배경의나무. 서로다른두그루의나무가얽혀올라가며하나로되는모양이의미심장하게다가온다.
푸르른가정의달에보테로의<가족>이편안하게다가오는건그의작업이늘고향에뿌리를두고있기때문일것이다. 미술은사람들을즐겁고기쁘게해주어야하며, 자신의그림이설명없이쉽게이해되기바라는그의철학을생각해보면이글도사족이되리라.
글:김선옥(인니미협회원/땅그랑문화원회화반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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