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브렉시트(Brexit), 세계경제를 흔들다 - 최진열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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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지난 6월 24일 국민투표로 확정되었다. 이른바 브렉시트(Brexit = British + Exit)가 현실화된 것이다. EU는 출범 23년만에 처음으로 회원국 이탈을 맞았고, 회원국은 28개국에서 27개국으로 감소하게 되었다. 영국의 EU 탈퇴는 과도한 분담금 부과, 회원국으로부터의 역내 이민자 증가, EU의 과도한 규제 및 EU 내 영국의 위상 저하 등에 대한 불만이 커져 온 상황에서 유럽과 분리된 독립적인 국민 성향과 정치집단 간 이해관계가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신흥국 경기 침체와 중국의 성장 둔화로 저성장의 늪에 빠진 세계경제에 브렉시트는 분명 악재로 해석되었으며, 시장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주요국 주가가 급락했고,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미달러화와 엔화를 제외한 대부분의 통화는 일제히 약세로 전환되었다. 국제유가는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24일 중 4.9% 급락한 반면 금 가격은 안전자산선호로 4.7% 상승했다.
원달러환율의 경우 하루동안 29.7원 상승하며, 남유럽 재정위기가 고조되었던 2011년 9월 이후 가장 큰 일일상승폭을 기록했다. 통화별 달러대비 일일 절하 폭은 파운드(8.2%) > 유로, 원화(2.5%) > 말레이시아 링깃(2.4%) > 호주 달러(2.1%) > 싱가폴 달러(1.5%) > 인도네시아 루피아(1.1%) > 중국 위안화(역외, 0.8%) > 필리핀 페소 (0.9%) > 태국 바트(0.6%) 순이었다.
브렉시트는 미국 연준의 향후 금리 의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 직후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지는 것은 물론 연내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는 달러화 강세에 따른 미국 제조업 가격 경쟁력 약화 우려도 한 몫 하고 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앞서 옐런 연준 의장은 브렉시트가 세계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금융시장의 충격과는 달리, 브렉시트가 실물경제, 특히 아시아 신흥국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리서치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브렉시트에 따른 아시아국가 국내총생산(GDP) 감소 폭이 최대 0.2% 수준에 그칠 것으로 최근 예상했다. 아시아 신흥국들의 경우 GDP에서 영국으로의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실제 아시아 국가 중 영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홍콩(GDP 대비 0.26%)을 제외시 대부분 국가들의 영국 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대 0.08%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는 0.02%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브렉시트가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은 예측하기 쉽지 않다. 유럽 재정위기, 서브프라임, 아시아 외환위기 등 그 동안 위기로 지칭되어 온 많은 경제적 사건들과 달리, 브렉시트는 정치적 의사결정에 따라 경제 이슈가 인위적으로 생성된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향후 상당기간 유럽 경제의 침체 및 유럽지역과 연계된 글로벌 교역의 위축이 예상되고, 브렉시트가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확산의 기폭제가 되어 장기적으로 글로벌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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