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호 한국인이 자주 틀리는 인도네시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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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학교나 학원에서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현지인 학생들과 자주 이 야기할 기회를 갖게 됩니다. 현지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서로의 언어에 대해서도 자 주 토론을 하게 되는데 보통 저에게 많이 물어보는 것 중에 하나가 “한국 사람들은 왜 이렇게 말해요?”라는 질문입니다. 물론 서로의 문화와 언어가 다르니 자기 나라 말을 표현 하는 방법도 다른 것이 정상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듣다 보면 한국 사람 들이 자주 실수하는 인도네시아어의 표현 대부분이 한국어에서 사용되는 표현을 그대로 인도네시아어에 접목시키거나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를 충실히 번역하여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한국어 표현을 의역(전체적 뜻을 살려 번역)하지 않고 직역할 경우, 대화 당사자들이 여러 가지 부연 설명을 덧붙여서 서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이해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릴 수도 있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온전히 전달하지 못해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 회부터는 “한국어와 인도네시아어 차이점”과 “한국 사람들이 자주 틀리는 표현”, 이 두 가지 주제로 독자님들과 함께 공부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쓰면서 상황을 제시하고 필요 시 문법 설명을 곁들이도록 하겠습니다. 글이 조금 딱딱하고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따뜻한 관심과 응원을 부탁 드리겠습니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문자인 한글을 사용하는 한국어는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언어 중 하나로 분류됩니다. 세계에서 한국어와 가장 유사성을 띄는 언어는 일본어인데 실상 한 국 사람이 일본어 표현을 한국어로 바꾼 말을 들으면 어색하다고 느껴집니다. 비슷한 문 법 체계를 가지고 있는 일본어도 어색함을 느끼는데 하물며 한국어와 인도네시아어는 어 떤 느낌일까요? 이런 어색함을 느끼는 다양한 이유는 중에 하나가 바로‘문장의 순서’ 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말할 때 단어를 더 풍부하게 표현하거나 정확한 의미 전달을 위해 수식을 하는 데 한국어는 항상 앞에서 뒤로 수식하는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어는 한국어와 반대로 뒤에서 앞으로 수식합니다. 예를 들면, 한국어는‘귀여운 아기’,‘귀엽다’라는 형용사가‘아기’를 수식하고 인도네시아어는‘bayi (yang) lucu‘,‘lucu’ 라는 형용사가‘bayi’를 수식합니다. 인도네시아어를 배워 본 적이 있는 대부분의 사람 들은 이런 수식 형태를 알고는 계시지만 가끔‘lucu bayi’와 같이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함으로써 한국어 체계에 익숙해져 나타나는 오류이기 때문에 차차 시간을 가지고 연습하셔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 회에서 다 룰‘yang’은“이걸 꼭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런 의문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더러 있는 것을 봤습니다.
‘Yang’은 무엇일까요?
많은 책에서 인도네시아어‘yang’을 관계대명사로 표기해놓은 것을 봤습니다. 그런데 관계대명사라는 것은 한국어에서는 관형절, 관형사형 어미(~ㄴ/은/는, ~ㄴ/은/는 것)와 같은 의미인데 외국어의 문법을 한국으로 가지고 오면서 생겨난 단어입니다. 인도네시아 어도 한국어와 문법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관계대명사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볼 수 있지만 영어의 관계대명사와는 그 종류나 쓰임에 있어서 조금 다른 부분이 있으므로 완전히 같다 고 생각하시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자, 그럼 인도네시아어‘yang’이 한 국어의 관형절, 관형사형 어미와 같은 의미라고 했는데 어떤 것들이 있고 실제 생활에 어떻게 쓰이는지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상황1, 어느 차가 리차드의 차인지 물어 볼 때
마이클: Mobilmu yang mana?
리차드: Yang hitam.
두 친구는 입말, 즉 생활에서 사용하는 말이기 때문에 매우 축약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위 대화의 내용은‘어떤 게 네 차야?’,‘검은 거야’이렇습니다. 그런데 이 말을 글말로 옮겨보면“Mobil yang manakah mobil kamu?”,“Mobil aku mobil yang berwarna hitam.”이렇게 됩니다. 한국어도 마찬가지이지만 일상 생활 속 인도네시아어는 앞의 글 말에서 밑줄 친 부분을 생략하면 입말이 됩니다. 그래서 Yang은 여러 인도네시아어 책에 서 ‘~는 것’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또 하나 주의하셔야 할 부분은‘Yang mana’인 데 이것은 영어‘Which’의 기능과 같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하지만“Yang apa, yang siapa, yang kapan, yang kenapa, yang bagaimana” 이런 말은 없습니다. 그런데 가끔 “Yang itu siapa?”이런 말을 듣기도 합니다.
상황2, 어제 사무실에서 만났던 사람을 잊어버려 친구에게 물어 볼 때
마이클: Richard, yang itu siapa ya? kemarin aku ketemu di kantor itu.
리차드: Oh, dia Veda.
이 때는 yang 뒤에 itu를 사용해 상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 상황을 아는 사람들끼리 itu라는 것으로 의미를 축약해 공유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입말에서만 사용이 가 능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yang’을 사용할 때 주의하셔야 할 점은‘yang’뒤에는 명사가 오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저도 가끔 틀리게 말을 할 경우가 있는데 아래의 예문과 같이 yang 뒤에는 항상 앞의 단어(명사)를 꾸며주는 형용사와 동사가 자리하거나 구나 절이 자리해야 합 니다. 1. Anjing yang tidur di lantai (동사, 바닥에서 자는 강아지) 2. Anjing yang kita sayangi (절, 우리가 사랑하는 강아지) 3. Anjing yang senang main bersama kucing (구, 고양이와 노는 것을 좋아하는 강아지) 평소에 인도네시아어로 말할 때 조금만 신경을 쓰셔서 Yang을 사용하신다면 더욱 풍부한 표현으로 대화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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