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호 2018년 무술년 신년연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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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爲何成(불위하성)/ 하지 않고 어찌 이루겠는가.
謹祈 在印尼韓人大和合也(근기 재인니한인대화합야)
인도네시아 한인 모두가 대화합을 이루기를 삼가 기원함 - 작가 인재 손인식
경영위치(經營位置), 동양화를 그릴 때 필요한 여섯 가지 화법 중 하나다. 구도의 적절함을 요구하는 법칙이다. 산과 바위 물, 집과 나무 등 그림에 등장하는 모든 요소가 거슬림이 없이 조화로운 배치를 강조하는 논리가 바로 경영 위치다.
서예 또한 다르지 않다. 조화로운 작품 세계를 펼치기 위해 붓과 먹의 경영이 절대 요소다. 획의 강약과 리듬, 먹의 번짐과 갈필, 문자의 대소, 적절한 여백이 붓과 먹의 경영에서 비롯된다. 서예가 흑과 백의 예술이라는 단조로움을 극복하는 한편, 서예만의 깊이와 넓이를 지닌 창작 예술 세계임을 드러내는 기조가 다 필묵 경영에 있다.
우주가, 세상이 곧 경영임을 부정하는 사람 있을까? 자연은 자연을 경영한다. 사람 사회는 사람이 경영한다. 국가도 회사도 단체도 개인도 다 그에 알맞은 경영의 세계가 있다. 화가가 화면을 경영하듯, 서예가가 붓과 먹으로 주어진 명제를 화선지 위에 펼치듯 세상은 온통 경영이다. 곧 생명의 세계에 던져진 지상 과제는 경영이라 하겠다.
재인도네시아 한인회 양영연 회장께서 본 서생에게 휘호를 청하셨다. ‘인도네시아 한인들의 대화합’을 전제로. 한인회 경영이 대화합임을 그는 그렇게 정중하고 간절하게 염원을 드러냈다.
본 서생은 휘호를 위해 不爲何成(불위하성)을 선정했다. ‘노력하지 아니하고 어찌 바라는 바를 이루겠는가’이다. 누구라도 대화합을 바라고, 멋진 한인회 경영을 원한다면 이 바라는 바를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휘호는 시각적인 멋을 우선시했다. 강약과 대소, 빠르고 느린 선으로 조화를 꾀했다. 글자의 획 공간은 최대한 줄여 긴밀함을 강조했고 여백 부분은 과감히 남겨 여유를 추구했다. 작가로서 그간 갈고 닦은 필묵 경영의 묘를 나름 발휘한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나름의 경영법이 있다. 자기 경영법은 누구보다 자기가 잘 안다. 자기 경영은 자기가 가장 잘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성공도 실패도 다 자기 경영의 결과요, 그에 대한 판단 여부도 오로지 자기 몫일뿐이다. 혹 있을 수 있는 시류에 따른 불운마저도 자기 경영으로 감내해야 한다.
2018년 새해를 맞이했다. 또 한해의 경영이 우리 모두의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몸과 마음, 하는 일 모두 가능성에 주목할 때다. 올 한해 또한 모두 성공한 자기 경영자가 되기를 간절히 빈다.
2018, 무술년 새해 아침
보고르 산마을에서 인재 손인식 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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