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호 편집위원칼럼 - 따뜻한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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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17년 끝자락입니다.
2017이라는 숫자가 낯설게 새해를 맞이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그 숫자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새로운 숫자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한 해의 끝자락에 다다르면 항상 뒤를 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매년 우리는 다사다난했노라 이야기 합니다. 새해에 세운 목표들은 반도 못 이룰 때가 많지만 또 다른 새해가 기다리고 있기에 내년을 기약하며 자신을 달랩니다.
한 해의 마무리라는 아쉬움도 있지만 매년 12월이 되면 사람들은 설레기 마련입니다. 크리스마스가 있고 휴가철이 있으며 신년을 기다리는 달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 크리스마스라 함은 꽁꽁 얼어붙은 귓볼과 손을 지나가는 길가의 붕어빵이나 군고구마로 녹이고 여기저기서 울려 퍼지는 종소리에 주머니에 있는 작은 돈을 꺼내 이럴때라도 나눠야지 하며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계절입니다. 가족들이나 연인들은 옹기종기 모여 케익에 촛불도 불고 선물을 나눕니다.
동서를 막론하고 크리스마스를 이야기 할 때면 우리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이상적으로 꼽습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란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한 것은 인도네시아의 크리스마스는 항상 따뜻하다는 것입니다.
크리스마스의 유래를 보면 전세계적으로 참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습니다. 종교적으로는 그리스도 예수의 탄생을 꼽기도 하며 연말에 남에게 조용이 선행을 하던 선인들의 이야기를 동화화해 산타클로스의 이야기로 전해 지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선물을 나누거나 크리스마스 트리를 기념하는 유래들도 각기 다른 나라별로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구두로 전해지는 여러가지 유래들과 이야기들은 그 출처를 알기 힘들며 실제로 크리스마스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되었고 누구의 유래가 맞는 것인지 2017년
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참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한국에서 동남쪽으로 떨어진 이곳에서 우리는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방학으로, 직장의 휴가철로 세계 각지에서 차가운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교민들도 있지만 삶의 터전인 인도네시아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교민들에게 크리스마스는 항상 따뜻합니다. 말 그대로 날씨 때문에 따뜻한 크리스마스지만 우리 교민들이 인도네시아의 크리스마스를 더욱 따뜻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연말을 맞이하는 마음은 지난 일년을 감사하고 이웃을 돌아보며 나누는 것입니다.
얼마 전 한 인도네시아 사람과 이야기를 하다가 놀라운 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차이니즈 인도네시안은 있는데 왜 코리안 인도네시안은 없지? 외국인 중 가장 많은 인구를 차지 한다고 들었는데 왜 우리는 한국사람들과의 소통이 별로 없지? 요즘 인도네시아는 한류열풍이 엄청난데 정작 인도네시아에 있는 한국사람들은 어디서 무얼하는지 잘 모르겠어”라는 인도네시아 지인의 말은 심히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인도네시아에 사는 교민들은 인도네시아 사회와 문화협력은 물론이고 정부 대 정부로도 많은 교류가 있어 단 한번도 한국을 대하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생각이 위와 같다고 생각하지 못해서 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의 한국인의 역사는 오래되었습니다. 이제는 인도네시아에서 자리잡은 한인 3세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인기업이 고용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노동인력은 백만명에 달합니다. 단지 한명의 인도네시아인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 아닐까..라고 반문하기 보다는 인도네시아에서 살아가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힘든 점도 많지만 인도네시아는 이곳 교민들에게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제공해 주는 나라입니다. 따라서 국가 차원이나 단체 차원이 아니더라도 이곳의 한인 교민들이 주변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느낄 수 있게끔 만들어 주는 12월이 되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 가정을 지켜주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많습니다. 경비로 기사로 가사 도우미로 항상 우리곁에서 우리를 위해 일해주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사업체를 지켜주는 인도네시아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 없이는 우리는 아마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맞이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인도네시아의 문화가 어떻든, 크리스마스를 대하는 방법이 어떻든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년동안 고마웠노라며 작은 마음을 나누고 그렇게 개개인들의 경험들이 쌓여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느끼기에 한인들이 따뜻한 크리스마스의 마음을 전달하였노라 라고 느낄 수만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크리스마스, 연말, 연시 의미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침엽수가 아닌 야자수에 반짝이는 크리스마스등을 달고 다른 문화와 다른 언어를 사용하지만 우리의 이웃들과 나눌 수 있다면 진정 따뜻한 크리스마스 되겠습니다. 또다시 낯선 숫자가 새해라는 이름으로 다가오기 전에 바로 옆에 있는 사람들과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새로운 인도네시아 내의 한인들의 크리스마스 유래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화이트 크리스마스 보다 더 멋진 따뜻한 크리스마스가 인도네시아에 내리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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