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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01 나만의 잣대

4,898 2017.01.0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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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특별한 개가 있다.

  어렸을 적부터 보이는 정서 불안으로 붙여진 이름, 깽깽이. 깽깽이는 눈도 못뜨고 어미 젖을 빨 때부터 다른 강아지들과 달랐다. 한 젖을 오래물 지도 못하고 열뎃마리 새끼 강아지들 사이에서 뜨지도 못한 두 눈으로 사방을 둘러보며 허우적 거렸다. 그래서인지 깽깽이는 그 어느 강아지들 보 다 순하고 약했다. 닫혀있던 대문 밖으로 그 깃 발 같은 꼬리를 신나게 흔들면서 온동네를 휘젓고 다닐때도 고양이를 보면 짖기만 할 뿐 앞발을 사납게 휘두르며 달려든 적은 없었다. 그 흔한 쥐 도, 늙어서 생명이 다해가는 쥐를 물고 자랑스럽게 어머니 손에 쥐어주려고 하던 적이 두어 번도 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햇볕의 온기가 남아있는 저녁 현 관에서 깽깽이를 무릎에 누이며 쓰다듬어 주고 있을 때 깽깽이의 낡은 냄비 밥그릇이 달그닥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전부터 밤 늦게까지 공부할 때 면 들리던 정겨운 소리였다. 나는 그저 그러려니 깽깽이를 쓰다듬고 있었다. 그러다 밥 그릇 소리 가 멈추지 않아 그 쪽을 보았더니 손바닦만한 쥐 가 밥그릇에 서서 남은 밥을 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소스라치게 놀란 나는 깽깽이에게 쥐를 잡으라고 하였지만 깽깽이는 아무렇지 않게 내 손길 이 멈추지 않기를 원할 뿐이었다. 그 전부터 깽깽이가 쥐를 못 잡아 깽깽이를 많이 나무랬던 나는 깽깽이가 그 작은 쥐도 못 잡고 밥까지 뺏긴다 는 마음에 분하고 속이 상했었다. 그래서 아버지 가 퇴근하고 현관을 들어설 때 그 달그닥 거리는 깽깽이 밥통 소리는 깽깽이가 내는 소리가 아니라쥐의 것이라고 일렀다. 당연히 아버지가 놀라며 깽깽이를 나무랄 줄 알았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달랐다. 아버지는 그 쥐를 깽깽이 밥 그릇이나 훔 치는 더러운 쥐로 보지 않고 깽깽이와 함께하는 존재로 보시며 너무나도 좋아하셨다.

  깽깽이와 함께 하는 존재.. 그랬다. 나는 내 자존 심 때문에, 깽깽이가 쥐보다 못한다는 그 생각하 나 때문에 깽깽이의 외로움을 헤아리지 못했던 것 이다. 어미 없이 살면서 느꼈을 깽깽이의 외로움을 우리 가족의 사랑이 충분하다고 믿었기에 너무 무지했음을 깨달았다. 무엇보다도 내 무의식적 인 자존심이 깽깽이를 이해 못 했음이 미안했다.

  학교를 다니다보면 자신의 자식만이 귀족이고 보물이며 자랑인 아주머니들을 보며 힘들었던 적 이 많다. 그들은 자식들의 동급생들의 모습과 소 문으로 평가하며 자신의 귀한 자식들의 친구가 될 수 있는지 없는지를 구분 짓는다. 그 모습이 화로 다가오고 억울함으로 다가온 적이 많았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내 속에는 그들과 같은 모습이 있었다. 나는 그저 깽깽이가 쥐도 못 잡고 그 더러운 쥐와 같은 밥 그릇을 핥는게 내 자존심으로 이해할 수 없었었다. 내 자존심이 깽깽이를 내 속에 묶어 두려고 했던 것 이다. 그저 깽깽이 는 바보가 아니라 착한것이고 약한 것이 아니라 순한 것뿐이다.

  깽깽이를 나만의 잣대를 갖고 판단했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었다. 나도 결국엔 같으면서 나만 다르고 올곧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있었던 계기도 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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