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12 까리다답의 어린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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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너 시간이나 가야 비로소
보이는 산 속 작은 마을 까리다답(Kalidadap)
까리다답의 어린 아이야.
보석 같은 네 눈망울을 보기 위해
얼마나 험난한 길을 내가 헤쳐 왔는지 아니
어두운 밤 흐트러진 돌무더기, 가파른 절벽, 우거진 수풀이
얼마나 두려웠는지 아니
누나 손을 꼭 잡고
수줍은 듯 한발 짝 뒤에 서있던 아이가
문득 손에 나뭇가지를 꼭 쥐고
저 이웃집 옆 산길로 뛰어간다
‘아, 까리다답의 어린아이야.
너는 아주 어리구나. 너는 아주 어려.‘
아이의 웃음소리가 말하길,
돌무더기는 공이며,
절벽은 구름 아래 세상을 보는 창이고,
우거진 수풀은 숨바꼭질에 제격이지요
도시의 짙은 구름이 몰려와
태양을 보듬는 받침이 되던 그 날.
손에 나뭇가지를 꼭 쥐고
저 이웃집 옆 산길에서 뜀박질 하던 아이가
어느새 내 손을 잡고
수줍은 듯 바라본다.
아이야.
구름을 담은 너의 눈망울을 한 아름 안고
난 이 곳 돌담의 부드러움을, 바람의 빛깔을, 수풀의 속삭임을
한껏 느끼며 떠나간단다.
‘아, 까리다답의 어린아이야.
내가 너무 어렸구나. 내가 너무 어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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