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12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기록유산 ‘난중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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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시간이 기록으로 인정받기까지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기록유산 ‘난중일기 충무공 이순신(1545~1598)은 임진왜란의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도 손에서 붓을 놓지 않았다. 덕분 에 총 9권으로 구성된『 난중일기』에는 왜란 당시의 상세한 전쟁 기록은 물론 조선시대 사회 전반의 모습과 이순신 장군의 진솔한 감정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 사료적 가치를 인정받 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소중한 우리의『난중일기』를 소개한다.
전쟁 중에도 붓을 놓지 않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지만, 이순신은 한 번도 『난중일기(亂中日記)』라는 제목의 책을 써본 적이 없다. 다만 13만여 자에 이르는 자신의 일기를 묶어 『임진일기』 , 『병 신일 기』 , 『정유일기』 등의 표제를 붙여놓았다.
이 일기들이 『난중일기』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은 정조 때로, 임진왜란 발발 200년이 되는 1792년(정조 16년)에 왕은 이순신을 영의정으로 가증(加贈)했다. 아울러 이순신의 글과 그 에게 준 글들을 모아 『이충무공전서』를 편찬했다. 이때 편찬자들이 ‘전란 중의 일기’를 묶어 편의상 『난중일기』라는 이름을 붙여 오늘날까지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난중일기』는 이순신이 해군사령관이었던 임진왜란 기간 중 군중(軍中)에서 직접 쓴 친필 일기다. 모두 9권의 책으로 구성돼 있으며 임진왜란 발발(1592년 1월) 이후부터 그가 1598
년 11월 노량해전에서 전사하기 직전까지 7년 동안의 기록을 담고 있다. 비록『을미년일기』(1595년 분) 1권이 전해지지 않지만 『이충무공전서』에 수록된 일기에는『을미년일기』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구성 면에서는 거의 완전하다고 볼 수 있다.
왜란 속에 태어난 『난중일기』는 현재 충남 아산 현충사의 충무공 이순신기념관 수장고에 보 관되어 있다. 이순신이 전사한 뒤 본가에서 대대로 보관해 일제강점기에도 유실되지 않고 잘 보존되어 왔으나 1960년대 한 차례 도난을 당하고 되찾은 후부터는 소유자인 문중의 허락을 받아 이곳에서 관리하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닳은 부분과 꺾임, 얼룩 등의 손상이 발견되 어 문화재청 문화재보존과학센터가 2014년 9월까지 모두 보존처리를 끝냈다.
단순한 기록물, 그 이상의 가치
『난중일기』는 400여 년 전 당시 전쟁의 해군 최고 지휘관이 직접 군중의 상황을 기록한 일 기로, 전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을 수 없다. 일기에는 날마다 있었던 군대 안에서의 생활, 교전 상황, 국정에 관한 솔직한 감회는 물론 나라와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이밖에 도 가족·친지·부하·장졸·내외 요인들의 내왕, 부하들에 대한 상벌, 충성과 강개의 기사, 전황의 보고, 장계(狀啓) 및 서간문(書簡文)의 초록 등이 실려 있어, 임진왜란의 연구에 없어 서는 안 될 귀중한 자료로 여겨진다.‘세계 최초의 장갑선(裝甲船)’이라고 알려진 거북선에 관한 기록도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순신이 직접 전통 한지에 붓으로 기록한 친필본 일기라는 점에서도 그 가치가 있다. 초서체 형태의 한문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문장이 간결하면서 서체 또한 매우 아름다워 문학적으로도 그 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이다. 이처럼 『난중일기』는 그 희귀성과 원형성, 기 록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1962년에는 국보 제76호로 지정되었고, 지난 2013년 6월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수백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우리 곁에서 삶의 지혜와 참된 리더십을 일깨워주는『난 중일기』. 선조들의 노력으로 그 불멸의 기록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처럼, 오늘날 우리의 역할 이 후대의 오늘을 만든다는 사실을 잊지 말도록 하자.
글: 박병모(여주대학교 세종리더십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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