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9 임박한 미국 금리인상, 이번에도 신흥국엔 독 될까? - 최진열의 경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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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진열 부장(KEB 하나은행)
옐런 미국 연준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함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옐런 의장이 현지시각 지난 8월 26일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한 경제정책회의에서 “견고한 고용시장 및 미국 경제전망 개선을 감안시 금리인상 여건이 지난 수개월간 강화됐다”고 발언한데 이어, 스탠리 피셔 부의장 역시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옐런 의장의 발언이 9월 금리인상 및 올해 두 번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이른바 “옐런 서프라이즈” 직후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주요국 통화는 달러화에 대해 약세 전환되었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주식시장 역시 약세 흐름을 보였다. 미국 금리인상이 달러화 강세 → 달러 표시 자산 가치 상승 → 달러 표시 자산 수요 확대 → 글로벌 투자 자본의 미국 환류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신흥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1990년대 이후 두 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1994년 1월부터 1995년 2월에 걸쳐 금리를 3.0%에서 6.0%로 인상했고, 이는 중남미국가의 채권가격 폭락 및 외환위기를 불러온데 이어 1997년 한국,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시아 5개국 외환위기의 단초가 되었다. 2004년 5월 시작된 금리인상은 2년에 걸쳐 4.25%p의 인상 폭을 기록했다. 금리 인상 이전 사상 초유의 저금리 기조를 바탕으로 서브프라임 및 신용파생상품으로 급팽창되었던 미국 모기지론 시장은 금리인상과 함께 급격히 붕괴되며 2008년 이른바 “서브프라임 사태”로 지칭되는 글로벌 금융위기로까지 확대된 바 있다.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신흥국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는 것은 과거 경험한 “테이퍼 텐트럼
(Taper Tantrum)”의 영향이 크다. 테이퍼 텐트럼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를 의미하는 “테이퍼링(Tapering)”과 발작을 뜻하는 의학용어인 “텐트럼(tantrum)”을 합성한 용어로서, 2013년 5월 당시 미국 연준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출구전략 발언에 따른 신흥국 경제 충격을 빗댄 표현이다. 양적완화 축소 발표 이후 신흥국 채권 및 통화가치가 동반 폭락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졌고, 당시 인도네시아는 브라질, 인도, 터키, 남아공과 함께 적정 외환보유액 미보유 평가를 이유로 외환위기 발생 가능성이 높은 “취약 5개국(Fragile Five)”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3년이 지난 현재, 2016년 글로벌 경제, 특히 아시아 신흥국의 경제 여건이 2013년과 비교해 크게 개선되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연초부터 아세안 국가들은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 원자재 가격 하락, 국가간 통화 전쟁이라는 이른바 3C 리스크(China Growth, Crude oil, Currencywar) 극복을 위해 고군분투해 왔다. 미국 금리인상이 과거 양적완화 축소와는 달리 유동성 확대폭 축소가 아닌 유동성의 순회수를 의미한다는 점도 2013년 대비 악화된 여건이라 볼 수 있다.
신흥국 중 미국 금리인상에 특히 취약한 국가, 이른바 “신(新) 취약 5개국”에 대한 예측은 분석 기관에 따라 달리 나타나고 있다. 터키, 남아공, 브라질, 남아공 등이 자주 언급되는 가운데, 분석기관에 따라서는 인도네시아를 고위험 국가로 분류하기도 한다. 다만, 인도네시아가 신 정부 출범 이후 정치안정 및 정책효과로 인해 경기회복 모멘텀을 회복 중이고 전반적인 국가 리스크 역시 개선 추세란 점은 대체적인 평가인 듯 하다. 하나금융 경영연구소는 최근 국가별 리스크에 대한 자체 평가를 통해 인도네시아 국가 리스크 순위를 평가대
상국 중 26위(2013년) → 20위(2014년) → 12위(2015년)으로 상향조정한 바 있다. 2013년 신흥국 중 금융리스크가 가장 빠르게 악화된 국가중 하나로 지목된 바 있으나,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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