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2016년, 루피아화의 특별한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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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5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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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진열 부장(KEB 하나은행)
한국 -5.31%, 인도 -3.51%, 필리핀 -1.33%, 대만 -0.82%, 홍콩 +0.33%, 싱가포르 +0.65%, 태국 +0.81%, 말레이시아 +1.78%, 인도네시아 +2.74% / 작년 연말 대비 올해 2월24일까지 각 국의 달러대비 환율 가치 변동이다. 아시아 주요 국가 중 한국 원화와 인도 루피화가 가장 큰 폭으로 평가 절하(환율 상승)된 반면,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2.74% 절상(환율 하락) 되며 경쟁국을 압도하고 있다.
올해 들어 목격되는 루피아화의 특별한 행보는 중국경기침체와 원자재가격 하락 그리고 미국의 양적완화 중단과 맞물려 30% 이상 평가 절하되었던 2015년과 현저히 다른 양상인 동시에, 외환 보유고 감소세와 미국 금리인상 시 자본유출 가능성을 이유로 주요 투자은행이 2016년 루피아 환율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쏟아 냈던 2015년말 까지의 분위기와도 사뭇 다른 모습이다.
루피아 환율의 하락은 기본적으로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른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연기 가능성 및 이로 인한 글로벌 달러의 약세 전환으로 인한 혜택임을 부인할 수 없으나, 인도네시아의 정치적인 안정, 경제 펀더멘탈 개선 및 경쟁국가 투자 환경 악화에 따른 대안 투자처로서의 매력 부각을 보다 근본적인 요인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경제 회복 기대감이 환율 안정으로 이어지고, 환율 안정이 해외 투자자금의 국내 유입을 자극함으로써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2015년 연간 경제성장률은 4.79% 로 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4분기 경제성장률은 5.04%로 전분기 성장률 4.73%를 크게 상회 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4.92%로 직전분기 및 전년도의 성장율을 하회하며 부진한 양상이 이어 졌으나, 정부지출 및 투자 부문이 성장을 견인했다. 4분기 정부지출 증가율은 전년대비 7.31%로 전분기 6.56% 및 전년도 0.87% 대비 크게 개선되 었고, 4분기 투자부분 성장률은 전년대비 8.21%, 분기대비 6.02%를 각각 기록하며,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정부지출 확대가 대규모 개발사업을 연결고리로 민간 투자부문 성장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해 인도네시아 주식시장 역시 올들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JCI(Jakarta Composite Index) 주가지수는 2월26일 기준 전 년말 대비 3.1% 상승한 4,733.147를 기록, 연초부터 급락세를 보인 대다수 글로벌 주식시장과는 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 주식 순 매수 누적액은 114백만불을 기록했다. 일본 중앙 은행이 유럽 중앙은행에 이어
최근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발표하면서 시장을 놀라게 했고, 중국 역시 7% 이상의 고성장 시대를 마감하고 경제조정 작업이 한창인 점을 고려할 때, 현재 주식시장 참여자,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글로벌 경기악화라는 ‘대 외악재’ 보다는 인도네시아 경제 회복이라는 ‘포텐셜’에 더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2016년 루피아 환율을 달러당 13,200∼13,500선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 기조 유지에 대한 자신감 이외에 전통적으로 루피아 절하 압력으로 작용해 온 인플레이션과 경상수지 적자 역시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는 듯 하다. 정부의 2016년 인플레이션 목표는 4.3%, 경 상수지 적자는 GDP 대비 2.5%로 각각 전년대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연초부터 이어진 환율 안정세를 방어하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 조건은 정부의 간접자본 투자의 흔들림 없는 집행과 외국인 투자규제 완화 확대 등 시장에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에 대한 확고한 시그널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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