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이모저모 한인사회 - 제17회 재외동포문학상 수상자 김현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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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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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인생의 새로운 연결고리’
지난, 30일, 재외동포문화재단은 제 17회 재외동포 문학상(우수상)수상자로 ‘엄마의 뜰’을 응모한 김현숙시인을 선정하여 발표하였다. 본 문학상은 해외 거주 7년 이상 되는 한국인에게 응모 자격을 부여하며, 매 해 3월에 시와 소설, 수필 세 분야에서 공모를 내고 응모자 중 엄격한 심사를 통해 수상자를 결정한다.
특히, 이번 수상이 뜻 깊은 점은 수상자로 발표된 김현숙시인은 15, 16회 본 문학상을 수상한 최장오 시인의 아내라는 점에서 더욱 놀라움과 부러움을 받고 있다.
우선 수상자의 간단한 소감을 들어보자.
“수상소식은 정말 뜻밖의 일입니다. 남편이 제15, 16회 연속 재외동포문학상 시 부문에 수상을 하였습니다. 이에 자극 받아 작년에 응모를 했으나 떨어졌고, 올해는 포기하고 잊어버리려 했습니다.
그러나 남편의 강한 권고에 못 이겨 마감 전날 부랴부랴 작품을 응모하였죠. 아무 기대감 없이 지내다가 얼마 전에 재외동포재단으로부터 수상소식을 이메일로 받았습니다. 솔직히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고 아는 분들의 축하 인사도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강원도 화천에서 태어난 시인은 두 살 무렵, 집안의 맏아들이셨던 아버지는 군을 퇴역하고 충남 당진인 본가로 가족을 데리고 귀향을 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당진이 삶의 고향이 되었고 창작과 놀이의 무대가 되었다. 수상작, ‘엄마의 뜰’은 이 공간을 그려내고 있다.
“세상 사람들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공간은 꼭 필요하겠죠. 어렸을 적 어머니가 알뜰히 가꾸던 한옥의 뒤뜰이 6남매의 맏며느리로 시집 온 어머니에게는 그런 의미의 공간이 아니었나 싶어요.
장독대를 중심으로 온갖 종류의 꽃들이 넘치고 딸기며 앵두, 포도나무 등이 들어찬 공간이었죠. 저는 그 곳에서 소꿉놀이를 하며 많은 시간을 보내곤 했어요. 저에겐 즐거운 놀이공간이었지만, 어머니에겐 ‘시집살이’란 낯선 삶의 고통과 고뇌를 꽃과 나무를 심으며 승화시키는, 당신 스스로를 위로하고 치유하는 공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서 쓴 시입니다.”
창작은 혼자와의 긴 싸움이다. 글 쓰는 이의 가슴 속은 늘 관심과 애정의 대상들로 채워지고 비워지기를 수 없이 반복한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무릇 글쓰기란 글쓰기는 글을 쓰는 사람의 가슴 안에 사랑을 들여 놓는 일이라고 전한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시에 대한 공부와 시작에 더 전념할 생각이며. 훗날 더욱 깊어지고 곰삭은 시들이 모아지면 남편과 함께 부부시집을 내고 싶은 게 꿈이라는 김현숙 시인, 시의 연결고리는 더욱 단단히 조여지리라 생각한다.
연애도 좋다 시도 좋다 알고 보면 시도 연애다 별 볼일 없고 차별성 없는게 우리네 삶이고 보면 누가 나를 알기 전에, 내가 그대를 먼저 알아가는 그 설렘이 나는 좋다, 그리하여 그대를 사랑하게 되고 언젠가는 떠나 보내게 된다, 그 때는 나는 한 번 더 좋다 떠남이 좋다 얼떨결에 저지른 일이라고 변명하든, 아니면 열렬히 사랑했노라고 진지하게 말하거나 표정 짓는 순간 대상인 詩는 얼마나 떨리겠는가 그 떨림이 남기는 여운이 좋다 도입부가 좋다 그리고 마지막 행이 좋다 모든 번잡함과 열망과 애증을 다 내려놓고 말없이 돌아서는 나를 발견하는 일이, 곧 내가 詩를 쓰는 일이다
박윤배 시집 『연애』 중, 自序에서
글 : 김주명(시인, 롬복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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