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그림속에서 환하게 빛나던 노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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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KS 11학년 김진주)
Batik? 인도네시아 전통의상! 나의 이런 단순한 생각만으로는 바틱을 제대로 알 수 없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건 바틱공장으로 향하는 버스안에서였다. 설명에 따르면 바틱은 내 생각과는 달리 특정한 옷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염색기술의 한 방법이라고 한다.
어디에나 응용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인도네시아에서의 바틱 열풍이 끊이지 않는 것인가 보다. 바틱공장에서는 짭(Cap:도장)으로 천에 문양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시간에 쫓겨 서두를 법도 한데 천천히 신중하게 문양을 찍는 모습은 아주 인상 깊었다. 이곳에서의 시간의 흐름은 무의미하게 느껴져서 시계의 필요성을 느낄 수가 없었다. 바틱공장에서 만드는 과정을 배워 볼 수 있었다면 직물박물관에서는 더욱
화려한 바틱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어느 곳에서 만들어 졌는지에 따라 바틱의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각각 네덜란드와 중국의 영향을 받은 바틱에선 확연한 차이가 느껴졌지만 두 바틱 모두 자연을 담고 있었다. 바틱만 보고도 문화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바틱을 알아갈수록 자국의 전통을 지키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보편화한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새삼 대단 하게 느껴졌다. 이러한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노력과 바틱 자체의 예술성만보더라도 어쩌면 유네스코에서 바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한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인니식 전통식사를 하기 위해 들어선 식당에서는 Padang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나로서는 노래와 춤이무척이나 특이하게 느껴졌다. 특히 접시를 들고서 역동적으로 추던 춤은 신기하면서도 위험해 보여보는 내내 스릴이 넘쳤다.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치고 향한 곳은 Cemara 갤러리였다. 입구에 선 순간 인도네시아가 아닌 다른 나라에 와 있는 듯 한 느낌이 들었던 건 나 혼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갤러리에는 유럽풍의 가구와 액자들이 많이 있었다. 이곳에서는 특히 프랑스인 화가 살림의 그림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나조차도 그의 작품의 강렬한 특징을 찾을 수 있었다.
그는 파랑과 노랑 등과 같이 서로 모순되어 어울리지 않는 두 색상을 선택하고 그 중간에 검정색의 선을 칠함으로써 색체의 완벽한 조화를 이끌어 냈다. 대체적으로 어두운 느낌을 주었던 그의 그림 속 희망을 나타내듯이 환하게 빛나던 노란색을 보면서 나 자신도 희망을 얻었다. 갤러리에서 그림을 감상했던 시간만큼은 나 나름대로 그림을 이해하고 감상하면서 큐레이터가 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어서 좋았다. 오늘
을 계기로 살림은 나에게 있어서만큼은 아마 기억에 남는 화가가 될 것 같다.
라라종그랑(LARA Djonggrang) 카페는 나를두 번 놀라게 했다. 처음에는 카페 입구의 아주 큰나무를 보고 놀랐고 두 번째는 카페 안 특색 있는 인테리어에 감탄했다. 카페 안은 중국풍의 분위기가 풍겼다. 원색의 화려한 벽지 위의 그림을 보고 있자면 미술관에 온 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다. 여러 개의 방 마다 각각의 테마가 정해져 있는 듯 했다.
특히 마릴린 먼로의 방은 다른 방들과는 달리카페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연관성이 없는 듯해서 뜬금없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둘러보는 내내 재미있었다. 카페의 곳곳을 둘러보고 차도 마시면서 적당한 휴식을 취한 뒤 이슬람대사원 (Masjid Istiqial)으로 향했다. 인도네시아에 무슬림이 많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사원은 무척이나 웅장했다.
사원 안으로 들어서 보니 구멍 뚫린 특이한 격자구조의 벽이 눈길을 끌었다. 벽을 이렇게 건축한 이유는 햇볕은 차단하고 바람만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사원이 5층인 이유는 하루 5차례의 기도와 5대 의무를 나타내기 위함이라고 한다.
위의 두 가지 예 외에도 사원의 건축구조는 많은 의미를 갖는다. 궁금했지만 들어가 볼 기회가 없었던 곳을 구경하니 속이 다 시원했다. 사원에서 나오는 길에 이슬람대사원과 마주보며 서 있는 성당을 보면서 인도네시아가 종교적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이번 문화탐방을 통해 짧은 시간 안에 인도네시아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어 너무 기쁘다.
오늘만큼은 정말 아깝지 않을 만큼 시간을 알차게 쓴 기분이 든다. 이곳저곳 다니느라 몸은 피곤하지만 얻어가는 것이 많아 마음이 꽉 찬 느낌이다. 인도네시아에 대해 알면 알수록 더 궁금해지는 것이 많아 앞으로도 문화탐방에 계속 참여하고 싶다.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해서 얻은 문화가 주는 윤택함으로 일상생활이 더욱 활기차게 변화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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