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차 한 잔 마시며<김문환>/종북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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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세력從北勢力
김 문 환 / 논설위원
요즘 언론매체에‘종북세력’이란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상식적인 개념으로 무슨 뜻인지는 알겠지
만,최근 들어 자주 인구에 회자되는 이유에 대해 인터넷 서핑을 통해 궁금증을 풀어보기도 한다.
“북한의 주장도 문제이지만 이들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는 우리 내부의 종북세력은
더 큰 문제”라며이 대통령이 최근에‘종북세력’ ‘종북주의자’ 등의 직설적 단어를 사용해 북한 추종
세력을 처음으로비판하였다. 국내 종북세력에 대한 정면 비판은 대통령이 통합진보당 사태로 드
러난 종북주의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국가안보의 최종 책임자로서 대한민국 체제를 흔들려
는 종북주의가 확산되는 것을 더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보여진다.
혹자는 종북세력에 대해,“북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집권당인 노동당과 그 지도자 김일성,
김정일 등의 통치이념과 외교방침을 비판없이 무조건 받아들여 추종하는 세력들을 일컫는다.”라
고 정의한다. 한상대 검찰총장도 종북세력을,
“① 북한을 추종하며, ② 북한을 찬양하고, ③ 이롭게 하는 집단이다”라고 그의 취임사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
종북세력이라 하여 사정기관에 검거되어 형사처벌된 5대
사건을 연결시켜 보면 그 개념을 좀 더
확실하게 머리 속에 그려볼 수 있다. 최근 중국공안당국에 억류되어
있다 풀려난‘강철서신’저자
김영환씨가 1991년 9월 북한 잠수정을
타고 밀북하여 김일성을 두 번이나 면담했던‘민혁당사건’,
“수령님의전사요, 조선의 전사”라는 지도이념으로 1992년 10월에 검거된‘중부지역당사건’이 있으
며, 미국선수 안톤 오노에게 패배한 김동성 사건을 작사작곡하여 반미의식을 부추겼던 윤민석은
핵심당원이다. 그리고 1994년도의‘구국전위사건’, 2006년도의‘일심회사건’, 가장 최근인 2011년의
‘왕재산사건’을 거치면서 종북세력은 그 연속성을 이어 왔다. 종북세력의 특징은 민주화운동에 헌
신하며 이를 통일운동으로 포장하며 한국역사의 부끄럽고 어두운 면을 부각한다는 점이며 궁극적
인 목표는 친북정권수립이라고 한다.
1966년도에 대한민국이 인도네시아와 영사관계를 처음 수립하고 그로부터 7년이 지난
1973년에
이르러서야 정식외교관계를 수립할 당시만 하더라도 북한의 일인당 국민소득은 대한민국과 비슷
한 수준이었으나, 자카르타 주재 북한공관원수는 압도적이었다.택시운전수가 한국공관으로 안내
를 바라는
우리 교민들을 북한대사관 문 앞까지 잘못 안내하던 경우도 있었으며, 외국으로
나가는
해외출국자에 대해 의무적으로 시행되던 보안교육을 받고 나오던 시절, 한국직원들이 집단적으로
근무하던 깔리만딴 산림개발 현장에심어놓은 정보원들이 은밀하게 동태를 감시하던‘냉전의 시대’
가 그리 멀지 않은 과거의 일이기도 하다.
1980년대 초 유전개발사업권을 따낸 한국기업의 최고경영자와 몇몇 교민들에게 접근하여 포섭을
시도하다 실패한‘재미교포 폴장 간첩사건’은 일부 교민의 머리 속에 아직 기억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대상황이 변해 2000년대 초 자카르타 한복판에 북한식당이 버젓하게 들어서자 호기심에
의해,또는 관습적으로 많은 교민들이 이곳을 드나들기에 이르렀다. 우리는 이렇게 변화된 우리 자
신의 행로를남북한 국민은 하나라는 동족의식에서 그 명분을 찾으려고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생
활양태를 방해하거나 제어하는 세력은 없었기에 확산되는 추세로 발전하기도 하였다. 그러다
정권교체라는 고국의 정치상황이 변화된 어느날, 그곳에서
종사하던 북한 여성들이 하루아침에
모두 종적을 감춰 버렸다. 무언가 보이지 않는 손이 존재하고 있었음을 인지하게 되었으며, 교민
들의 대북관념은 다시 원상복귀하게 된다.
1987년 발생한 KAL기 폭파사건을 가짜로 몰아가려 하자, 국가정보원 과거사위는 2007년 최종 보
고서에서‘KAL기 폭파사건은 북한 대남공작조직의 공작원인 김승일, 김현희에 의해 자행된 테러
사건으로확인됐다’고 결론지었다. 그래서 매주 금요일이면 우리 손에 들어오는 모 주간지에 연재
되는 김현희 담당 여성수사관의 수기가 진실성을 더해 흥미를 안겨주는 것 같다.
최전방에서 땅굴 수색작업을 하다 나온 필자 앞에서“땅굴은 남쪽에서 만든조작이다”라고 억지를
부리는 운동권 출신 친구와 언쟁을 벌이기도
하였지만, 그냥 가볍게 넘긴 세월은 오늘날과 같은
이념사회로 변모시켜 버렸다. 인도네시아 한인사회는 팽창하는 규모에 비례하여 요즘 각종 문화
행사가 전개되며외연을 넓히고 있다. 통일글짓기대회 등 한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이념교육도
가끔 눈에 뜨인다. 그런데 이런 행사를 치르는 과정에 편향적 이념으로 의심되는 논조가 발견된다
는 한 심사위원의 토로를
듣고는, 이제는 우리 한인사회도 무풍지대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내 자녀들에게 좀 더 관심을갖고, 내 주변을 두루두루 살펴보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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