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 4 공유경제의 명(明)과 암(暗)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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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칼럼에서는 공유경제가 무엇인지, 어떠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을 때 공유경제가 만들어낸 비즈니스가 더 높은 가치를 평가받는지 등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알아보았습니다. 실제 공유경제는 많은 사람의 삶을 바꾸고 있습니다. 저도 이제 해외출장을 가면 대부분의 숙소를 Airbnb를 통해서 예약하며, 출장에서도 교통 수단은 대부분 UBER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을 제외한 이야기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도시락 하나를 시켜 먹
어도 고젝을 사용하고 있으며, 고젝이 없는 인도네시아는 이제 상상하기 힘든 경지에까지 도달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공유경제는 항상 우리의 삶을 더 편하게 만들어준 선한 존재로만 인식되어야 할까요?
UC버클리대 정책대학원 경제학 교수인 로버트 라이시는‘말이 좋아 공유경제(SharingEconomy)이지 실제는 부스러기 공유경제(Share the scraps Economy)’라고 자신의
블로그에 분노에 찬 글을 올립니다.‘목돈(Big Money)은 소프트웨어 오너들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남은 부스러기들(Scraps)만 근로자의 몫으로 돌아온다’고 주장합니다. 노동과 분배의 관점이 아니더라도 실제 공유경제는 처음부터 많은 문제점을 안고 시작되고 있는 사업분야입니다. 한국에서 우버와 에어비엔비가 여전히 불법인 부분은 과도한 정부규제로 비판받고 있지만, 실질적인 우버와 에어비엔비가 안고 있는 근원적인 문제점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해 봐야할 부분으로 판단됩니다.
공유경제의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기위해 저희에게 익숙한 서비스인 우버의 예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실제 우버는 콜택시 중계를 하지만 실제 콜택시가 아닌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잉여차량을 이용하는 것이 이 서비스의 핵심입니다. 잠시 차가 놀 때를 이용해서, 또는 아침 저녁 출퇴근 시에 자신의 차를 타인에게 공유하고 그대가를 받는 서비스입니다. 기존의 어떤 서비스를 위해 만들어진 자원이 아닌 잉여의 자원을 활용해서 고객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우버는 이런 ‘잉여자원’과 ‘소비자’ 를 연결시켜 주는 중개자(Middleman) 역할을 하는 기업입니다. 이런 기업들의 특징은 세 단어로 함축할 수 있습니다. ‘중개’, ‘자동화’, ‘최소한의 고용’입니다. 일반적인 대규모 IT기업들이 가지는 특성이기도 합니다. 이 부분에서 정확히 살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버의 기사들은 우버와 계약관계에 있는 것이지, 정식 고용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적으로 이런 기업들은 사람을 활용하는 방식이 아직은 기계가 할 수 없고,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단순작업에 제한된 경우가 많습니다. 더 중요한 부분은 실제 이 중개시장에서 잉여자원을 이용해서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계약직 노동자를 양산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보면 인도네시아 우버 기사 중에서 자신의 차를 가지고 자신의 여가 시간에 우버를 하는 기사가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대부분의 기사가 렌터카를 빌려서 직업으로서의 우버 기사를 선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직은 택시보다 수수료 면에서 유리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버가 어느 정도 시장에서 위치를 확보하기 시작한 순간우버의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입니다. 실제 시장이 진화되어 가고 있는 부분은 인간의 노동력을 극대화시키거나 인간이 유리한 방향이 아니라, 큰 기업이 이익을 취함에 있어 더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택시기사도우버 기사도 고젝기사도 그저 큰 기업의 소모품 으로만 쓰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사진과 관련된 유명 회사는 인스타그램입니다. 옛날에 사진으로 유명한 회사 중에는 코닥이라는 회사가 있었습니다.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인수할 때 인스타그램의 직원 수는 13명이 었다고 합니다. 코닥이 전성기 시절에 고용한 인원은 14만 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기술이 발달한기업은 최소한의 고용을 가장 큰 가치로 생각을합니다. 이런 IT기업들이 요즘은 O2O(Online to Offline) 비즈니스를 통해서 온라인에만 머무르지 않고 오프라인에 진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 미국에는 이런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많은 소송이 벌써부터 이루어지고 있었고, 인도네시아에서도 택시기사의 데모 등이 있었습니다. 실제 O2O기업이 대규모의 소비자와 공급자를 확보하게 된다면, 정부의 규제나 법적인 문제도 끝내는 완화될 것이라는 생각은 쉽게 지울 수 없습니다.
공유경제는 분명 우리에게 새로운 삶의 모습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새로운 비즈니스 속에서 실제적으로 일한 사람에게 충분하게 보상이 주어지는지, 현재의 환경은 문제가 없는지 다시 한번 살펴봐야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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