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 4 상식으로 보는 세상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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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입장이 다수의 의견과 동일하면 적극적으로 동조하지만 소수의 의견일 경우에는 남에게 나쁜 평가를 받거나 고립되는 것이 두려워 침묵하는 현상을 말한다.
여론의 형성 과정이 한 방향으로 쏠리는 모습이 마치 나선 모양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고립에 대한 두려움과 주류에 속하고 싶은 인간의 강한 욕망이 침묵의 나선을 만든다.
침묵의 나선 이론은 윤리적인 문제나 공공의 문제에 관한 의견 등 주관적인 생각에만 적용된다.
명백하게 참과 거짓을 구별할 수 있는 사실 문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공공의 문제에 관한 여론 형성 과정에서 지배적인 의견을 주로 반영하는 텔레비전과 같은 대중 매체의 영향력, 그리고 소수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려는 의지가 있는가의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노엘레-노이만의 침묵의 나선
왼쪽 화살표는 매스미디어가 지배적인 것으로 표현하는 의견을 뜻하고, 오른쪽 화살표는 다른 의견에 대한 사람들의 지지 정도를 의미한다. 가운데의 나선은 공식적으로 다른 의견을 표하지 않고 지배적인 의견으로 자신의 뜻을 바꾼 사람들을 의미한다.
독일의 여론조사 기관인 알렌스바흐 연구소 설립자이자 소장인 엘리자베스 노엘레-노이만 (Elisabeth Noelle-Neumann)이 제시
독일의 커뮤니케이션학자이자 정치학자 노엘레-노이만은 1974년에 진행한 연구에서 피험자들
에게 어떤 사람이 화난 얼굴로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워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에 반대한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보여 주었다.
노엘레-노이만은 피험자들에게 이 영상을 본 의견을 말해 달라고 했는데, 이때 피험자 주변에
다른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배치했다. 피험자 중 흡연자들은 주변에 비흡연자가 있으면 공개적으
로 흡연권을 강하게 주장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어떤 의견이 우세한지를 판단하여 동조하고 똑같이 행동하려는‘획일화의 압력’에 의한
것이다.
노엘레-노이만은 인간에게는‘고립의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소수의 의견에 속한다고 느낄
때에는 자신의 의견을 감추어야 한다고 압박을 느껴 침묵의 소용돌이가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1. 정치의 경우
선거가 끝난 후 실제 투표결과보다 당선자에게 투표했다고 발언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더 많게 나타날 때가 있다. 사람은 소외되지 않고 승자에 속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선거일에 임박해서 여론조사 결과의 공개를 금지하는 것도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에 의해 여론이 우세한 후보 쪽으로 쏠리는 효과 및 여론조작을 막고자 하는 의도가 크다. 어떤 분명한 의견이 존재할 때에는 사람들이 여론을 관찰하고 본인의 의견을 결정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즉, 선거를 앞두고‘대세론’이 생기면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밝히기가 꺼려지고 의견을 개진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게 된다.
2. SNS의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SNS 타임라인을 본인이 보고 싶은 콘텐츠로 구성한다. 그래서 본인이‘친구’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의 의견만 보고 그렇게 파악된 여론이 다수 의견이라는 착각에 빠지기 쉬워진다.
SNS는 소수의 파워유저들의 영향력에 의해 지배당하기 쉽다. 때문에 어떤 의견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동안 이미 다수의 의견이 형성되는데, 이에 동조하지 않으면 익명으로 ‘마녀사냥’을 당하거나 신상정보가 유출되기도 한다. SNS 상에서는 1%의 콘텐츠 생산자가 있고, 9%가 그 내용을 전달하고, 나머지 90%가 관망한다는 주장처럼 자신의 소수 의견을 피력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는 추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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