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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빤짜실라 (Pancasila) - 김문환 논설위원

3,350 2016.07.05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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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와띠 집정 시절 매년 6월 2일만 되면 단골처럼 등장하는 기사가 있다. 바로 전날 열린 빤짜실라 기념행사에 관한 동정과 더불어 ‘빤짜실라’를 잉태시킨 초대 대통령 수까르노의 이미지를 투영시키는 내용이 그것이다. 금년에도 본 행사는 어김없이 메가와띠 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국민협의회(MPR) 주관으로 반둥에서 열렸다. 특히 금

년에는 조꼬위 대통령이 큰 선물보따리를 풀어 놓은 덕분에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었다. 조꼬위 대통령은 치사에서 내년부터 6월 1일을 ‘빤짜실라탄생일’로 기념하고 국경일로 선포한다는 중대 발표를 해 버린 것이다. 언론은 메가와띠가 ‘숙원’을 풀었다는 부제를 달며 정치적인 의미를 부여하였다. 그렇다면 이토록 조꼬위 대통령이 메가

와띠 총재에게 통 큰 선물을 안기고, 투쟁민주당은 6월 1일에 집착하며 6월 한 달을 아예 ‘붕까르노의 달’로 제정하여 사회분위기를 띄우는 그배경은 무엇인가?


가미가제 자폭특공대까지 등장시켜 결전을 벌인 ‘필리핀해전’에서 참패를 당한 일본제국은 패전을 기정사실화하게 되면서, 종전 후 점령지에서의 자국민의 안전귀환을 염두에 두고 유화정책으로 전환하게 된다. 석유, 고무 등 군수물자와 노무자 공급기지로 삼아왔던 인도네시아에 대해선 그간 ‘독립불허’ 방침을 고수하여 왔으나 이젠 이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적절한 명분에 꿰어 맞추기 위해 일왕의 생일인 1945년 4월 29일 독립준비조사위원회(BPUPKI) 62명의 정식회원과 7명의 특별회원의 명단이 발표된다. 그리고 5월 28일부터 6월1일까지 열린 제1차 총회에서 ‘국가이념설정’이라는 의제를 놓고 세 명의 발언자가 돌아가며 주제발표를 하게 되는데, 5월 29일 저명한 문학가이며 역사학자인 무하맛 야민, 5월 31일 네덜란드 라이덴대학 출신의 법학자인 수뽀모 교수에 이어 마지막 날인 6월 1일엔 수까르노가 발표자로 나선다. 수까르노는 5대이념인 빤짜실라(Pancasila)를 제1안, 3대이념(Tri Sila)을 제2

안, 그리고 상부상조(Gotong Royong)정신을 3안으로 내세우듯 다양한 견적을 꺼내 든다. 회기는 종료되었지만 안건에 대한 후속처리를 위해 민족주의자 4명, 이슬람 종교계 인사 4명으로 균형을 맞춘 ‘9인 소위원회(Panitia Sembilan)’가 결성되어 6월 22일 수까르노를 비롯한 3인이발표한 제안을 기본골격으로 삼아 5개항의 국가이념이 정립되니, 이를‘자카르타 헌장(Piagam Jakarta)’이라 부르게 된다.


나가사키에 두번째 원폭이 투하된 8월 9일 일본군정감부 당국은 기존의 독립준비조사위원회를 대체하여, 21명의 친일인사로 정비된 독립준비위원회(PPKI)로 옷을 갈아 입힌다. 위원장엔 수까르노, 부위원장엔 핫따가 추대되었다. 그러나 첫회의가 열리도록 예정되어 있던 8월 16일 새벽 4시, 사이공에서 300킬로미터 떨어진 산악지역인 달랏(Dalat)에 은신하고 있던 남방총군사령관 데라우치 원수(元帥)의 초청을 받아 면담을 마치고 이틀 전 끄마요란 공항을 통해 귀국한 수까르노, 핫따는 급진적인 청년그룹에 의해 서부자바 까라왕 근처 렝아스뎅끌록(Rengasdengklok) 조국방위대(PETA) 병영으로 납치된다. 긴박한 대치상황 속에서 가까스로 불상사를 모면한 수까르노, 핫따는 8월 16일 밤 통행금지 시간을 뚫고 자카르타로 귀가하여 ‘이맘 본졸가 1번지’에 위치한 해군무관 마에다 다다시 제독의 사저를 빌어 청년그룹의 감시 속에 밤을 세워가며 단 두 문장에 불과한 선언서 초안작업을 끝내게 된다. 독립선언 장소를 놓고 3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까다 경기장(현 모나스 광장 남쪽지역)에서 큰 판을 벌이자는 청년그룹의 주장에 반해, 일본군과의 충돌을 우려한 원로그룹들의 설득에 따라, 결국 8월 17일 오전 10시에 수까르노의 자택 마당에서 역사적인 독립선언식이 거행되었다. 다음날인 8월 18일, 독립준비위원회는 제1차 회의를 열었으나 자카르타 헌장 5개 항목 중 제1조인 “이슬람교도에 대해이슬람 율법을 의무화한다 (Ketuhanan dengan kewajiban menjalankan syariat Islam bagi pemeluk-pemeluknya)”는 조항으로 인해 교착상태에 빠지게 된다. 비이슬람교도가 다수인 동부지역 대표들의 탈퇴 위협에 직면하게 되자, 술라웨시 마나도 출신인 마라미스(Maramis)위원이 제안한 중재안을 핫따가 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유일신에 대한 믿음(Ketuhanan Yang Maha Esa)’으로 수정하여 이를 헌법 전문으로 채택한다. 이후 ‘신질서 시대(Orde Baru)’

를 표방한 수하르또 정권은 집권기간 내내 수까르노의 잔영을 지우기 위해 수까르노와 직결되는 ‘6월 1일’을 애써 외면한 채, 대신 1965년 공산쿠데타군에 의해 육군수뇌부의 6명의 장성과 1명의 위관급 장교가 납치 살해된 10월 1일을 ‘빤짜실라 성일(Hari Kesaktian Pancasila)’로 기념하여 왔다.


아국 공관장은 부임한지 채 1년도 되기 전에 벌써 공개석상에서 인도네시아 국민가인 ‘하나의조국, 하나의 민족(Satu Nusa Satu Bangsa)’을 완창하여 놀라움을 안기는가 하면, 고찰한대로 민족주의진영과 이슬람계의 화합의 산물인 빤짜실라 5개항을 막힘 없이 암송하여 파티에 참석한 외교사절은 물론 현지인들의 마음까지도 들썩

이게 한 것은, 연초에 주한미군사령관으로 새로부임한 빈센트 브룩스 장군이 주한 스웨덴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행사에서 한국어로 유창하게 ‘애국가’를 따라 불러 뉴스거리가 된 것과 일맥 상통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주변에선 이구동성으로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현한 것”이라는 긍정적인 논평을 달았으니, 아국 공관장의 비범한 이벤트는 “인도네시아에 대한 친밀감을 전달한 것”으로 받아 주었을 것이다.


인프라건설에 사활을 건 조꼬위 정부가 발주하는 대형 프로젝트 입찰에 자본력을 앞세운 일본, 중국, 러시아가 독무대를 이루자, ‘강대국 리그’라도 관전하듯, 우리 한인사회는 때로는 착잡한 심정 금할 길도 없었지만, 곧 냉정을 되찾게 되면 일면 수긍의 고개를 떨구게 된다. 인도네시아 화교이주 역사는 수백 년을 헤아리며, 사무라이 전국시대부터 인연을 맺고 75년 전엔 무력으로 이곳에 군림하며 구석구석을 진단해 놓았던 일본과의 특수관계를 애써 도외시 할 순 없는 노릇이다.


한편 1920년대 이래 인도네시아공산당(PKI)의 종주국으로서의 위세를 부리며 1961년 1월  흐루시초프가 자카르타를 방문하면서 2억 5천만불의 차관을 제공하여 그 다음해 열린 아시안게임을 위해 스나얀 지역에 1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주경기장을 지을 수 있었으며, 서부 이리안(현 파푸아) 군사작전을 위해 4억 5천만불에 상당하는 신형군함과 군수물자를 지원하였던 구소련과 인도네시아의 관계가 그렇게 간단할 리는 없을 것이다. 인도네시아 단일 프로젝트로는 역대 최대규모인 찔레곤 끄라까따우-포스코 일관제철소의 투자금액 30억불의 4배가 넘는 120억~140억불 규모로 동부자와 뚜반(Tuban)에 정유공장을 건설한다고 러시아 국영 오일회사의 관계자들이 부산하게 들락거리고 있다. 이와 같이 오늘날 선진국들의 이권각축장이 되어버린 이곳에서 그

들을 따라잡겠다고 아국 공관장이 용기를 내어 ‘빤짜실라’를 외우며 조국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고자 노심초사하는가 하면, 6월 라마단 계절을 맞아 소속 직원들과 함께 벌써 10년째 금식의식에 동참하고 있는 보고르 소재 모 한인기업 사업주의 ‘감성경영’은 오아시스적인 뉴스거리이기도하다. 특히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자카르타주 시공

사 (PT.Jakarta Propertindo)와의 합작사업으로 자카르타 경전철(LRT) 1호선 1단계 사업을 6월 22일 착공한 것은 오랜 가뭄 끝에 내린 단비처럼 소중하기 이를 데 없으며, 이를 동심원의 중심으로 삼아 한인기업체들의 영역이 더 큰 원형을 그리며 방방곡곡으로 퍼져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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