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별과 달이 비추는 오지의 마을 <김성월> / 따나 또라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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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과 달이 비추는 오지의 마을
김 성 월 / 수필가, 방송프리렌서
로미오와 줄리엣
따나 또라자-2
여행은 어딜 가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가느냐가 더 중요하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장
빨리 가는 방법은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는 방법이다. 나는 인
도네시아 여러 곳을 여행(??) 다니다보니 각양각색, 부류의 사람들을 만났고 지금도 만나고 있다.
잠시 가이드를 만나더라도 제대로 된 안내를 받아 즐거운 여행이었을 때도 많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
의 안내로 고행의 길을 수행했을 때도 적지 않다.따나 또라자에 갔을 때 일이다. 그들은 시체를 보
관하는 무덤의 종류도 다양했고 장소마다 가이드해주는 마을 사람들도 다양했다. 태어나자마자 죽
거나 이가 나지 않은 아기들이 죽으면 살아있는쩜뻐다나무에 구멍을 파고 무덤으로 사용했다. 쩜
뻐다나무는 귀하며 오직 한 그루뿐이며 아기들 무덤을‘Baby Grave’라고 한다. 거목에 무덤을
만드는 이유는 아직 때 묻지 않은 아기들이 나무와 함께 영원히 살아주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라고 한다.
높고 가파른 절벽에 시체를 둔 곳이 있다. 구멍에 여러 개의 시신을 넣어두는 가족묘이다. 밧줄
을 타고 올라가도 힘들 것 같은 절벽에 구멍을 파무덤으로 만들어 놓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고
인이 사용하던 보물을 도둑들이 훔쳐가지 못하도록 절벽에 높이 더 높이 만들어 둔다고 한다. 절
벽을 올려다보면 무덤 옆에 수많은 목각인형들이손을 들고 있다. 인형들이 손을 들고 있는데 오
른 손은 인간의 손으로 축복을 비는 손이며 왼손은 신의 손으로 축복을 주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
한 것이다.
서 있는 나무무덤, 가파른 절벽무덤 그 다음은 동굴무덤이다. 동굴 입구에 도착하니 밝은 대낮에
여러 명의 남자들이 등불을 들고 서 있었다. 그들은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내 눈에는 그들
이 예수님을 기다리는 슬기로운 처녀들의 남자친구들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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