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05월 가슴을뛰게하는또하나의도전<김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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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뛰게하는또하나의도전...
작성자: 김미랑(헤리티지박물관 3기교육생)
‘피할수없으면즐겨라’
자카르타에서나의선택은그것뿐이었다.
취미를찾으려고애썼고, 좋은사람들을만나기위해노력하고, 기다리고, 기대를버렸다.
그런나의노력때문이었을까?
그날도편안한자세로핸드폰을들고검색을하던중<헤리티지인도네시아박물관가이드봉사자교육생모집>이라는정보를접하게되었다. 곧자세를고쳐앉으며천천히내용을살펴보았다..
미스터리를좋아하던나는유물에숨겨진의미를찾아가는것이매우흥미로울것같았고봉사활동이라는점에서도호감이갔다. 한국에있을때부터봉사에는관심이있었지만막상도전이어려웠는데단체에소속이되어봉사가자연스럽게이루어진다면그것도참좋은기회지~ 싶었다.
그렇지만언제나처럼소극적인나의성격은여지없이발동되었다.
첫째, 화, 토요일주 2회총12주간의교육동안 3 회이상결석하면수료를받을수없다는항목에서매주토요일마다아이의레슨을따라가야하는내가졸업을할수있을까?
둘째, 인도네시아의문화를공부하는건흥미로울것같은데교육이후소극적인내가남들앞에서가이드를잘할수있을까?
셋째, 영어를잘해야하나?
넷째, 박물관공부보다생활에필요한바하사인도네시아공부부터하는게낫지않을까?
뭐이런저런생각들이나의발목을붙잡았다. 나의안좋은습관이긴하지만항상안될경우의수부터찾아걱정하는것이문제였다.
역시나제버릇개못준다고~ 차일피일시간만보내다내기억속에서저멀리사라지고있던어느날, 가깝게사시는지인분께서헤리티지박물관수업을다녀오셨는데너무나괜찮으시다고하시면서추천을하시는게아닌가!
‘이게인연일까? 나에게온기회인데또소심한성격으로놓치는건아닐까?’하는생각에마음이조급해지기시작했다.
게다가그분의얘기로는이번이 3년만에처음으로교육생을모집하는거라고, 다음기회는언제가될지모른다고귀뜸해주시니더욱더나의소심증은고개를내리고전에메모해두었던회장님의전화번호를찾아전화를걸었다.
“여보세요? 헤리티지 @@@입니다”전화너머로들리는회장님의목소리는편안한옆집언니같았다. 갑자기두려움이사라지면서처음통화하는분에게이것저것궁금한것들을물어댔고, 회장님은나의걱정은아무문제되지않는다고하시면서용기를주셨다. 더군다나빠진교육내용은따로보충수업도해주시겠다고하셨다.
그렇게나는헤리티지와인연을맺게되었다.
헤리티지센터로가서가입신청서와소정의가입비를내고플라스틱으로만든이름표하나를건네받았다. 작은그것에서이상하게도소속감이생겨나고내가무언가를벌써해낸듯한뿌듯함이찾아들었다.
첫교육을가던날,
박물관은전에한번다녀온경험이있어낯설진않았지만자카르타에서새로운사람들을만나고, 새로운경험을하게된다는것에흥분되어있었다.
드디어도착!
다행히도지인분이계셔서쉽게일행을찾을수있었고, 나말고도새로오신분이한분더계셔서동질감도생기고마음이한결가벼웠다. 우리는서로간단한인사를나눈뒤교육을받기위해장소를옮겼다. 밀폐된강의실같은곳에앉아교육이진행되겠지?라고생각했던나의상상은완전히빗나갔다.
내가간날은세번째시간이었는데, 인도네시아민속관에전시된유물들에대해헤리티지에서 7년간봉사활동을하신선배님이오셔서우리를위해수마트라, 자바, 발리, 칼리만탄, 술라웨시, 파푸아의유물들을하나하나용도와의미, 유물에담긴전설등을박물관구석구석을다니며유물을찾아자세히설명해주셨다.
그중에서파푸아에사는아스맛족은전쟁터에나가기전에큰기둥을세우는데그것을엠비스기둥이라고부르고, 죽은조상에게복수를약속하는의미를가진다고했다. 그리고아스맛족이예전에는인육을먹었다는말에충격을받지않을수없었다.
그보다더충격적인일은선배님의해박하신유물설명이었다.
‘어찌~ 이렇게많은유물들의이야기를술술 ~~ 자동판매기마냥유물앞에만딱! 서면쏟아내는지~ 와우! 진짜대단하다. 이게가능해? 도대체얼마나많은공부를했길래?’하는생각과함께선배님이정말경이로워보였다.
그렇게 1시간가량열정가득하고세심한강의가끝나자동기들의유물발표가시작되었다.
교육중에는제공되는헤리티지유물설명집, 이것은영어번역봉사자분들의노력으로제작된한국어교육자료이다. 이것을참고하여교육생들도1인당 2~3개정도의유물을발표하는과정이포함되어있다.
지도에서인도네시아의섬이름과인구의수, 종교, 인도네시아의간략한역사도알게되었다. 특히내가살고있는자카르타의뜻이‘승리의땅’ 이며그것은약17세기경이슬람왕국인드막왕조시대때포르투칼과의싸움에서승리한사건에서유래된것이라고한다. 참으로이상하게도박물관수업을듣고난후로인도네시아가더친근하게느껴졌다.
그러나나도곧다음시간부터발표를해야한다는부담감으로마음이편치만은않았다. 그런나의표정을읽으셨는지회장님께서는나중에사람들앞에서가이드할때두려움을떨치고, 자신감을가지는데도움이되는훈련이라고하시면서예전에선배들도처음엔무척떨었지만교육후에는완전다른사람이되었다고..... 처음이어렵지계속하다보면능숙하게잘하는모습으로발전하게되니겁먹지말라고말씀해주셨다. 그리고발표를해야유물이자신의것이된다는말씀도덧붙이셨다.
정말회장님말씀대로처음에무척떨렸다. 손에든마이크는덜덜떨리고목소리도덜덜..... 외웠던유물내용은백지처럼하얗게기억도나지않고내가지금무슨말을하고있는지도모르게횡설수설로마무리되었다. 나뿐만아니라동기들모두가처음에는떨리는기색이역력했다. 하지만회장님은우리들의발표가끝나고나면항상첫마디가
“ 너무잘하셨어요!“ 였다. “ 참잘하셨죠? 어쩜이렇게재미있게발표하세요?“라고말씀해주셨다.
칭찬은고래도춤추게한다고.... 우리동기들은더욱더서로를격려해가며유물공부를하였고, 부족한발표부분은회장님의보충설명으로완성되어져갔다. 그렇게해서유물의이야기는하나둘씩나의것이되어감을느낄수있었다.
교육이중간쯤다다랐을때였을까?
어김없이돌아온토요일오전 9시, 미리우릴맞을준비를하고기다리고계신강사님을만났다. 그분역시헤리티지선배님최미경선생님이셨고, 헤리티지에서영어로진행되는세라믹교육과정을수료하신분인데이번에강사로나오셨다.
강사님은유물들을보기전에먼저벽면에있는도자기연대표를보시면서도자기의변천사와유약의발달과정및특징들을설명해주셨다. 개인적으로그설명은도자기관의전체적인흐름을파악하고유물들을보는데많은도움이되었다.
설명에따르면인도네시아에서는자기를만드는재료인고령토가없기때문에토기는제작이가능했으나도자기는만들수없었다고한다. 그래서박물관에전시되어있는도자기류들은무역의중심지였던인도네시아에유럽으로수출하던중국의도자기가많이유입되어발견된것들이라고한다. 그리고유약의발달로구분해보자면한나라도자기는유약의발림이두꺼워도자기가투박해보였고, 송나라도자기는유약을전보다얇게발라투명하고가벼워보였으며더단단하다고한다.
모든교육시간들이신선한정보들로가득해신세계를만난것마냥흥미진진했지만도자기교육은개인적으로도자기에대한관심을증폭시키는계기가되었다.
마지막으로석상관유물교육을받던날이다.
석상관에들어서니제일먼저눈에띄는것은코끼리머리를한석상이었다. 이석상은가네샤라고하는데발리여행에서도많이봤었던것이고, 주변에서도쉽게볼수있었던석상이라낯설지않았지만주변석상들과다르게머리가코끼리인것이특이했다.
강사님은가네샤의전설을들려주셨고, 나는그제서야코끼리머리를하게된이유가그의아버지시바신의잘못때문이었다는것을알게되었다.
‘와~ 아버지때문이었다니! 명상을좋아하는시바신이? 욱! 하는성질이있으신데? 그래서명상을다니시나?’ 하는생각을홀로해보면서.....
더일찍이전설을알았더라면딸이랑박물관을들렀을때재미있게이야기도들려주고사람이죽었을때사용했던석관을욕조라고알려주진않았을텐데......하는안타까움이들었다.
그래서자카르타에서차로이동중에길이막혀지루해하는딸아이에게나는가네샤, 로로기뚤, 두르가등의전설을옛이야기하듯이들려주곤했다.
그날도교통체증에멈춰선차안에서딸과딸아이친구에게가네샤이야기를들려주려고하자, 딸이 “엄마! 내가해줄께~”하더니친구에게가네샤전설이야기를실감나게들려주는게아닌가!
나는그모습을보며어느덧아이도나와함께인도네시아문화를배워가고있었구나하는것을느꼈다.
유독나는박물관교육중에서도유물속에전해내려오는전설이야기들이매력적으로와닿았다. 그래서일까?
가이드참관시어른위주의설명들이많아서어린아이들이지루해하는모습을종종보게되는데그럴때나는아이들의눈높이에맞는설명으로아이들만을위한박물관가이드<전설로풀어가는박물관이야기>같은프로그램이있다면참좋을것같다는생각을해보았다.
이제 12주의교육이끝났고비록짧은기간이었지만, 헤리티지박물관가이드교육이후, 나에게는몇가지의변화가생겼다.
우선, 어디를가든작은돌조각하나라도관심을가지고살펴보게된다.
보잘것없이보이더라도나름의이유와의미가없는것은하나도없다는것을알게되었기때문이다.
그리고, 여전히소심하지만포기하지않고되든안되든우선시도는해보려고한다.
마지막으로,
가장중요한것은같은곳을향해가는동료가생겼고그들과함께여서행복한시간이많아졌다는것이다.
이번교육을준비하시고언제나에너지넘치시는헤리티지회장님과바쁘신일정에도불구하고시간을내어서열정적으로강의를해주신선배님들께도감사하다는말씀을드리고싶다.
지난 4월25일 JIKS 나래홀에서헤리티지코리안섹션주최로스쿨프로그램행사를가졌다.
(족자설명회의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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