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02월 지상겔러리<김선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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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빗 호크니의 <개로비 언덕>
글:김선옥(인니 미협회원/땅그랑문화원회화반 강사)
작품 : 개로비 언덕(Garrowby Hill), 1998,
Oil on canvas, 152.4 x 193cm
데이빗 호크니(David Hockney, 1937~) 영국
좋은 그림이란 어떤 그림일까?
유명한 그림? 비싼 그림?
좋은 기가 전달되는 그림?
우리는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제각각 다른 느낌, 이미지, 기운을 받게 된다.
그처럼 어떤 그림 앞에 서면 ......
평온해지기도, 화사한 봄볕을 누리기도, 어떤 기억을 되살리게도,
때론 공포나 나른함, 기쁨, 사랑...... 등등 온갖 유형무형의 기운과 이미지들을 받고 느끼게 된다. 그래서 작품은 작가의 손을 떠난 다음에도 제 나름의 생명을 지니고, 보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재생산 되는가보다.
그런 의미에서 당당하면서도 섬세하며, 독특한 색감을 지니고, 젊게 다가오는 그림이 있다. 데이빗 호크니(David Hockney)의 풍경들.
영국출신 팝아트 화가로 일찌기 성공가도를 달리며 80이 가까운 지금까지도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하 는 최고의 작가로 회화, 판화, 사진, 영화, 무대장식, 일러스트레이션, 최근의 아이패드를 이용한 그림까 지. 게다가 지치지 않는 호기심과 실험정신, 학구적인 태도로 펴낸 미술관련 서적들...
데이빗 호크니는 다방면에 명민한 눈을 반짝이는 르네상스적 인간이기도 하고, 피카소를 능가하는 멀티 플레이 괴물로도 일컬어진다. 70년대에 수영장 시리즈와 인물화를 통해서 그는 평범한 주제를 묘한 분 위기로 낯설게 그리면서 이미 스타급 화가가 되었다.
호크니의 90년대 작품, <개로비 언덕, Garrowby Hil l>
일단 작품의 크기를 상상하면서 보자. 젊고도 감각적인 색감과 역동적인 구도는 강한 흡인력이 있다. 아카데믹한 그림에서 볼 수 있는 원근법도 아니고, 평면적임에도 깊은 공간감을 느낄 수가 있다. 그리 고 비현실적인 색을 썼음에도 사실적인 생명력이 넘친다.
들여다 보고 있으면 약간 숨이 차 온다. 지금 막 이 화면의 중앙에 자리잡고 튀어오를 듯한 도로를 달 려온 느낌이다. 이제 곧 목적지에 도착할 것 같은 성취감마저 느끼게 된다. 21세기의 가장 생동감있 고 힘찬 작품이라고 평가받는 호크니의 풍경들 중 하나이다. <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은 길이 가12m에 달하고 높이가 4.5m 이상인 거대한 작품이다. 이 큰 작품들을 위해서 그는 72세에 생 애의 가장 큰 작업실을 마련했다고 한다. 작업실을 5년 임대하면서 20년은 젊어진 기분이었다고 하니, 그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젊음과 에너지를 이해할 수 있겠다. 캔버스50개를 이어붙인 거 대한 작품과 손바닥만한 아이패드로 동시에 작업을 하는 능소능대함에 이르면 그에게서 도인 의 풍모마저 느끼게 된다.
자신만만하고 스타일리쉬한 색감과 당당한 구도.
힘찬 파동으로 다가오는 풍경의 도로.
한 발 내딛은 2015년엔 저 확실한 길로 질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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