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01월 1월의 행복에세이 <서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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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통해서 배우는 생존법
서 미 숙 / 수필가, 시인
또 다시 새로운 한해의 시작인 2015년, 양띠 해인 을미년의 새해가 밝았다.
양의해가 상징하는 평화의 태양이 이곳 인도네시 아 한인들의 삶에도 힘껏 솟아올랐다. 양은 동물 중에서도 매우 온순한 성격을 지니고 있어 만물의 평화를 가져오는 동물이라고 한다. 양이 상징하는 평온함처럼 우리의 삶도 늘 기쁘고 평화롭다면 내 가정과 더 나아가 내가 살고 있는 사회와 국가가 평화로울 것이다.
평온함은 모든 인간사의 염원이기에 그 시작은 모 두가 내 자신의 삶에서 비롯됨을 일깨운다. 다른 동물도 그렇겠지만 특히나 양은 사람에게는 매우 유익한 동물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죽어서는 양털로 인간에게 따뜻함을 선물하고 생활에 꼭 필요한 용도로 그 쓰임성이 많다. 그보다도 으뜸인 것은 아마도 양은 온순함의 상징이기에 인간사회에 안 정된 정서와 부드러운 감성에 교훈을 주는 동물이 기 때문이다.
어디 양뿐이랴, 어쩌면 다양한 동물들의 삶을 통해 서 인간의 삶을 조명해보며 우리가 살아가는 기본 적인 삶의 원칙과 생존법을 배우게 되는 것 같다.
아주 오래전의 기억이지만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 닐 때쯤의 일이 떠오른다.
둘째아이가 유난히 동물을 좋아해서 우리 집은 작 은 동물원을 연상케 할 만큼 예쁜 동물들이 많았다. 토끼, 병아리, 햄스터등이 함께 생활하면서 살 아가는 모습은 늘 우리 집에 흥미로운 발견과 웃 음거리를 선사했다. 아이들이 마치 사람을 대하듯 토끼나 햄스터등과 일상을 소통하는 모습은 경이 롭기까지 했다.
어느 날 둘째아이의 초등학교선생님과의 면담에 서 아이는 학교에서도 늘 동물들을 걱정하고 동 물들을 보살피러 집에 빨리 가야한다고 귀가 길 을 서둘렀다고 한다. 빨리 집에 가서 나를 기다리 는 녀석들과 친구가 되어주어야 한다며 얘기하고 노래도 불러주어야 한다고 했단다. “그런데 말이 예요, 선생님! 그렇게 내가 사랑을 주니 신기하게 도 동물들은 밥도 잘 먹고 더 씩씩하게 커가는 거 있지요.“라고 말했다던 아이를 선생님은 지금도 즐거운 이야깃거리로 기억하고 있었다. 꾀부리지 않고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가는 동물들의 일상 은 그 또래 아이의 정서와 감성에 크게 기여를 한 것 같다.
나 또한 동물들이 살아가는 방법을 관찰하며 사람 이 살아가는 그 무엇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 각을 했었다. 그 시절의 어느 날인가, 아이는 이 웃집에 예쁜 다람쥐가 있다고 구경을 가자고 해 서 따라 나섰다. 자그마한 통 안에서 두 마리의 예 쁜 다람쥐가 부지런히 쳇바퀴를 돌리고 있는 모습 을 보았다. 뽀얀 앞 발가락으로 감자와 당근을 먹 고 있는 모습이 아기 손처럼 부드럽고 앙증맞도 록 귀여웠다.
두 놈이 번갈아가며 쳇바퀴를 돌리고 있는걸 보고 있자니 아이는 궁금했는지 다람쥐에게 다가가 말 을 걸었다. “다람쥐야! 그 쳇바퀴 암만 돌려도 다 시 제자리인데 왜 그렇게 열심히 돌리니? 그러더 니 아이는 다람쥐의 오물거리는 입모양을 보더니 아하!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궁금해 서 물었다. 다람쥐가 뭐라고 하든? 그랬더니 아 이는, 천연덕스럽게 대답한다. ”엄마, 그걸 몰라 서 물어요?
엄마는, 참... 다람쥐가 그랬어요. 우리는 원래 달 리는 걸 좋아하는데 지금 우리 다람쥐 집안이 작아서 달릴 곳이 어디 있어요? 그리고 우리가 먹기 만 하고 운동도 안하면 살이 쪄서 토끼처럼 되거 든요.“ 나는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아이의 대답 또한 장난꾸러기 녀석답게 재치가 있었다.
나도 다람쥐한테 물어 보았다.
“그런데 너희들, 다람쥐야! 부지런히 지치지도 않고 노는데 노는 것이 재미있니? 그런데 다람쥐 는 대답했다. “뭐 재미있어서 그러나요, 다 사노 라고 그러는 것이지요.” 옆에 있던 다른 다람쥐 도 거든다. “아, 우리가 하루 종일 먹기만 하고 가만히 있으면 사람들이 우리에게 먹이를 주겠어 요? 우리가 쳇바퀴도 돌리고, 뛰어 다니고 바쁘게 노니까 사람들이 감동을 해서 우리를 길러주는 것 아니겠어요.”
나는 그렇게 혼자 일문일답을 하면서 싱겁게 웃 어 보았다.
그때의 다람쥐와 또 아이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열심히 먹이를 챙겨먹던 우리 집 동물들의 기억이 떠오르며 갑자기 사람 사는 것도 별반 다르지 않 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단지 사람은 생각하고 또 기억하며 그 사고를 정리할 수 있는 탁월한 기능 이 다르겠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사람답게 생활하 고 열심히 일해야 먹을 것이 있고, 또 일하고 뛰어 다니고, 또 휴식하며 노는 것은 모두가 삶, 그 자 체라는 것이다.
거부할 수 없는 그 삶의 흐름을 평온하게 받아들 이는 양과, 또 바쁘게 사는 다람쥐며 동물들은 이 미 그 이치를 터득한 것이 아닐까 하는 엉뚱하고 도 생뚱맞은 의문을 던져본다. 그래서 사람들은 곧잘 무미건조한 삶을 빗대어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 같은 인생이라고 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다람쥐나 동물들은 지루하고 무의미한 삶 이라도 열심히 살고 있으며 어떠한 어려운 상황이 나 위기감이 닥쳐도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는 것 이“삶”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듯 했다.
그렇다. 어쩌면 삶이 그렇게 거창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꿈이 그렇게 크고 거대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그저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삶이기에 성 실하게 최선을 다하면 그뿐일 것이다. 주변에 대 한 조그마한 관심과 배려가, 또 양처럼 서로를 대 하는 순하고 다정한 마음이 우리 사회를 더욱 밝 고 빛내며 따뜻한 공간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또 다시 오늘이라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리라. 2015년, 청양 띠의 해가 상징하는 푸름처럼 순수 하고 깨끗하게 진취적이면서 적극적인 양의 모습 을 배워보자.
양은 무리지어 생활하기에 공동체 생활에서도 둥 글둥글한 성격으로 잘 융화 된다고 한다.
양은 개인의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자신을 더 드 러내기 보다는 묵묵히 맡은 일을 해내며 상대방 에 대해 온순한 배려를 더 좋아한다고 한다. 양은 무리를 지어 살면서 하루하루 평화롭게 살아가는 동물이다. 무리를 지어 살기에 자신만의 활동력도 적당히 있어야 하는 편이므로 사회성도 뛰어나고 크고 작은 공동체에서 잘 융합하는 동물 또한 바 로 양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양띠해인 2015년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모두모두 평온하고 좋은 일만 가득 있었으 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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