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11월의 행복에세이 <서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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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생활의 행복 점검
서 미 숙 / 수필가, 시인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오래 살아온 지인들과 의 티 모임에서 이곳 인니생활에 과연 만 족하느냐에 대해서 이슈가 된 적이 있다.‘물가 도 너무 많이 올라 예전 같지 않고 이제는 자카르 타에서 사는 일도 만만치가 않아요.’ 또 교통은 가는 곳 마다 안 막히는 곳이 없네요’등등 인니 생활의 고충을 털어 놓곤 한다. 현재 이곳 인도네 시아의 한국교민 수는 어림잡아5만 명을 헤아린 다. 성공 반열에 오른 한인기업가들도 높은 비율 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옛날에 비해 현지종업 원들의 월급도 많이 오르고 부동산도 껑충 뛰었기 에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경제적인 부분 에 있어서 늘 넘어야 할 산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국을 떠나와 인도네시아에서 오랫동안 삶을 이루고 있는 많은 지인들은 어떠한 사유가 되었건 이 곳의 좋은 점을 늘어놓곤 했었다. 그러나 그것도 옛날 말이지 요즘은 한국보다 월등하게 좋은 점을 꼽으라면 막상 이거다 하며 떠오르지가 않는다고 한다. 예전에는 나름대로 이곳 인니의 생활환경이 나 물가 등을 고려해 보면 한국보다 누릴 수 있는 점이 훨씬 많았다.
이곳 한인주부들의 삶도 마찬가지다. 집안일을 도 울 수 있는 가사도우미도 있고 또 운전수도 항시 대기하고 있어 삶의 질을 높여준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요즘은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음을 주변사 람들을 통해 느끼게 된다. 그 속에서 인간의 행복 에 대한 나름대로의 받아들임을 생각해 보았다. 육체적인 노동이 조금 덜어졌다고 그것이 곧 마음 에서 얻는 행복지수와 연결되지는 않는 것 같다.
정서와 문화차이에서 오는 가사도우미와 운전수 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결코 가볍지가 않기 때문이다. 주재원으로 또는 개인 사업가로 아니면 삶의 변화를 꾀하기 위하여 이곳 인도네시아에는 많은 한인들이 정착하여 나름대로의 삶을 이루고 있다. 그렇지만 지역적인 장소와 환경만 다를 뿐 이지 삶의 방식은 국내나 이곳이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환경에서 오는 행복지수의 차이는 있겠 지만 마음의 평화를 추구하는 염원은 어쩌면 한국 에서 보다 더욱 갈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똑같은 인간으로 태어나 똑같은 시간이 주 어지고 생활하면서 각기 다른 인생과 삶을 살고 있다. 누구나 현재의 입장에서 행복의 기준을 나 름대로 판단하면서 살게 되는 것 같다. 스스로의 생각에 따라 행복하다고 느낄 수도 있고 불행하다 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 행복과 불행의 잣 대도 기준의 차이는 있겠지만 남들보다 많은 부를 축적하였다고 행복하고 그렇지 못해서 불행하다?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본다. 일반적인 단순기준 으로 판단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질적으로 부 족할수록 불행과 직결된다고 믿고 있다. 그런 논 리를 전혀 배제 할 수야 없겠지만 과연 집안에 근 심걱정이 하나라도 없는 집이 있을까? 날마다 좋은 환경에 서 물질적인 걱정이 없이 부 귀영화를 누리고 사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 사람도 한 가 지 이상의 불평과 근심은 있 을 것이다. 조그마한 기쁨에 도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가 난해도 즐거우나 만족을 모르 고 사는 사람은 아무리 부유 해도 근심걱정이 떠나지 않는 다는 선현의 말씀이 있다. 행 복은 추구해야할 목표가 아니 라 생활 속에서 느끼는 작은 성취감에서 얻는 기쁨이다. 더 나은 계획과 목표를 세워이루어낸 나만의 자존감이라고 생각한다. 행복은 산 너머 무지개로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과 정에서 매순간마다 언제든지 우리 곁에서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해외에 살고 있는 까닭에 많은 한인들은 건강검진 을 받으려고 해마다 한국을 찾는다. 육체적인 건 강검진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정신이 건강한지 내 영혼이 평화로운지 마음의 행복도 해마다 정기적 인 검진이 필요하지 않을까?
아무리 작고 사소한 일일지라도 우리가 이곳 인도 네시아에 살아오면서 마음 안에 보람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것이 곧, 진정한 행복 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10월에는 이곳 한국문화 원에서 주관하는 한.인니 문화축제와 한인들의 예 술단체인 문예총 종합예술제로 마음이 풍요로운 한 달을 보냈다.
물론 주변에서 일어나는 그런 문화축제에는 아무 런 관심을 두지 않고 본인들의 삶에만 열중하는 사람들이 대다수 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나는 이번 문화축제를 함께 참여하고 지켜보면서 자신 만의 특기나 취미활동으로 열정을 쏟는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의 표정에서 진정으로 아름답고 행복 한 미소를 보았다.
바쁜 삶속에서 지쳐있는 내 자신에게 또는 정말로 열심히 살고 있는 내 자신을 위한 특별한 선물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는 고마움을 표현하는 인격을 갖춘 반면에 정작 지쳐 있는 자신에게는 고맙고 감사함을 표현하는데 익 숙지가 않다. 고마움의 표현이란 바로 내 마음이 기뻐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다. 자신을 위로하 고 격려할 수 있음은 나만의 행복을 점검하는 힐 링의 시간이다. 우리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만드 는 요소 중 하나는 누군가 나의 가치를 인정해주 고 관심을 가져준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비록 눈으로 보여 지는 물질적인 소득 이 없다 해도 말이다. 아무리 부와 권력을 가졌다 해도 내가 기쁘지 않고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심리학자들의 말을 빌리자면 사람들에게는 행복을 결정하는 두 가지의 질문이 있다고 한다. 첫 번 째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나에게 의미를 가 져다주는가?
내가 진정으로 기쁨을 얻을 수 있는 일인가? 두 번 째는 나와 내 가족과 주변사람들과의 관계는 좋은 가? 이 두 가지의 질문이 사람들의 행복의 열쇠 라고 한다.
우리는 끊임없는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그렇기에 나와 가족, 친척, 친구, 동료, 이웃 등 이런 관계들 이 원만하고 행복해야
삶도 행복한 것이다. 더불 어 살아가는 기쁨이 참다운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 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이곳, 인도네시아 생활 속 에서 어떻게 살아가면 내 자신이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가끔은 행복을 점검해 보자. 분명 나 자신만을 위한 뜻 깊은 힐링의 시간 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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