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 5 문화유산은 우리 모두 지켜가야 할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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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유 궁 복원 계획에 참여한 전 세계 기업들 기업들이 문화재 복원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적지 않은 돈 을 후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역사 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가치 있 는 일이며, 전 세계 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사회에 기여 하 는 기업이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홍보하기 위해서 다. 이는 곧 기 업의 매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후광효과는 이미지가 중요한 소비재나 명품 제조업체에서는 중요한 마케팅 전략 중 하나 이 다. 명품의 이미지를 품위 있고 세련되게 유지해 결과적으로 많 은 고객의 지갑을 열게 한다. 특히, 급속하게 늘고 있는 중국, 동 유럽, 남미 등의 잠재 고객들에게 ‘공공 복원사업에 참여하는 전통 있는 명품 제조업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2003년 베르 사유 궁 복원계획을 수립해 진행 중이다.
‘그랑 베르사유’로 명명된 프로젝트는 2020년 까지 장장 17년에 걸쳐 지속한다. 루이 14세 시절 인 1661년부터 건축 가 루이 르보, 화가 르 브룅, 정원사 르 노트르 등이 건설한 베 르사유 궁은 17 세기 최고 수준의 예술이 집적된 문화유산이다. 하지만 프랑스 대혁명으로 많은 부분이 훼손됐고 4세기 가까운 세월 동안 수 차례의 복원과 개조를 거치면서 본래의 모습을 상 당 부분 잃었다.‘그 랑 베르사유’프로젝트는 베르사유 궁의 원 형을 되찾는 것으로 3단계에 걸쳐 추진되고 있다. 1단 계 작업 (2003~2009)이 역사적 가치가 높은 부 분을 보존.복원하고 쾌적한 관람환경을 만드는 것 이었다면 2단계 작업(2010~2015)은 북쪽 날개 관과 별궁 복원으로, 1.2단계 모두 순조롭게 마무 리됐다. 현재는 중앙 날개관을 복원하는 3단계 작 업이 진행 중이다.
복원 사업은 정부에서 주관하고 있지만 감당하 기 어려운 재정 부분에서는 기업 메세나가 막중 한 역할을 하고 있다. 건설업체인 뱅시는 베르사 유 궁의 꽃으로 불리는 ‘거울의 방’ 복원에 힘 썼고, BNP 파리바 은행이 귀족의 방 천장화 복원 을 지원했다. 화장품을 생산하는 글로벌기업‘로 레알’은 루이 15세의 옛 목욕실과 화 장실 복원 에 참여했다. 아시아 국가 중 기업 메세나 활동이 가장 활발한 일본 기업 중에서는 ‘닛케이’가 루 이 16세의 의상보관실을 복원하는데 드는 비용 을 부담했다. 고대 로마 유적에 대한 이탈리아 기 업들의 복원 활동 로마의 경우, 고대 유적이 집중 해 있는 곳이라 보수.복원할 일이 많다. 그렇기 때 문에 세계적으로 문화재 보수.복원 기술이 가장 앞 선 나라가 이탈리아이고, 문화유산 복원에 대한 기 업들의 활동도 매우 활발하며 자발적으로 이뤄지 고 있다.
로마의 명소 트레비 분수는 17개월간의 복원과 보수를 마치고 지난해 11월 다시 시원한 물줄기를 뿜었다. 분수 곳곳에 쌓인 이 물질과 그을음이 사 라졌고 허물어졌던 조각 작품도 정비를 마쳤다. 트 레비 분수의 복원은 이탈리아 명품 업체‘펜디’
가 250만 유로를 쾌척한 덕분에 진행할 수 있었다.
‘펜디’는 파올라 분수, 모세 분수, 에로이 광장의 분수 등 로마 시내에 있는 분수 복원에도 28만 유 로를 지원했다.
명품 보석업체‘불가리’역시 영화로 유명해진 스페인 계단의 보수.복원비용으로 150만 유로를 부담했고 콜로세움 복원에는 명품 신발업체‘토 즈’가 참여 했다. 청바지 브랜드‘디젤’은 베네 치아를 대표하는 건축물인 리 알토 다리의 복원에 나섰다. 이탈리아의 기업들이 문화재 보수복원에 참여하는 방법은 크게 스폰서와 메세나로 나뉜다.
직접 후원하는 스폰서 역할은 로마시가 입찰을 통해 문화유산 보존.복원사업에 참여할 기업을 뽑 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선정된 기업은 후원금 규모에 따라 일정 기간 해당 문화유산을 활용해 광 고할 수 있다. 문화 활동을 하 는 기업에만 참가 자 격을 주는 스폰서 입찰에는 보통 100개 이상 의 기업이 참여한다. 메세나 활동은 로마시와의 협약 체결로 진행되는 순수 기부로 기업의 기부금을 밝 힐 수는 있지만 이를 이용한 광고를 할 수 없다.
이탈리아는 2008년 금융위기로 경제가 어려워 지면서 정부의 문화유산 보존관리 예산이 현격하 게 줄었다. 자구책으로 2010년부터 기업 메세나 와 스폰서를 받기 시작했으며, 전 세계 관광객 들 이 매년 로마를 찾기 때문에 스폰서 기업들은 이 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톡톡히 봤다. 정부 예산 이 줄어든 것이 오히려 기업들 41 의 문화재 보존 참여를 활성화한 셈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문화 재 보수에 참여하는 명품 업체의 지나친 상업주의 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화재 복 원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매년 상당한 세 제 혜택과 마케팅 효과를 거두는 등 분명한 이득이 있음에도 지나치게 생색을 내거나 돈벌이 수단 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문화재청과 함께 국내 기업들 이‘문화재 지킴 이’프로그램을 통해 기부와 문 화재 보존을 위한 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문화재 지킴이 활동에는 58개 기업이 후 원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금융, IT, 서비스, 제조 등 다양한 분야의 종사자들이 함께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재 지킴이 운동은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문화재를 가꾸고 지켜나가자는 취지에서 지난 2005년 4월부터 시작됐다. 문화재 지킴이들 은 정기적으로 모여 문화재 주변 정화 활동은 물론 문화재 감시와 같은 모니터 링, 문화재 홍보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와 같은 활동에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 지역 단체, 청소년 등 전국적으로 수 만 명 의 자원봉사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문화재 지킴이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는 문화 유산 보존과 관리에 도움이 되고 있으며, 문화재 란 모두가 함께 지키고 가꾸어 나가야 할 자산이 라는 사회적 공감대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
[월간 문화재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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