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06월 올라가지 않는 도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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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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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시장 다리(Jembatan pasar ayam)
사공 경(한*인니문화연구원장/한국문인협회인도네시아지부장)
후기 인상파 빈센트 반 고흐가 즐겨 그렸던 빨간색 도개교가 연상되는 이 다리를 보면 네덜란드 시절의 옛 영화를 생각나게 한다. 와양 박물관 뒤로 흐르는 찔리웅(Ciliwung) 강을 따라서 북쪽으로 걸어가면 1600 년대에 만들어진 네덜란드 식민 시절 마지막 남은 도개교를 만난다. 당시 네덜란드 인들은 자카르타를 암스테르담 식으로 조경하고 싶어 운하도 만들고 배가 드나들 때마다 다리가 열리는 재미있는 구조의 도개교를 만들었다. 원래는 세 개의 도개교가 있었지만 지금은 이 다리만 유일하게 남아 있다. 이 부근에는 식민시대의 건물이 많다. 도개교 앞에는 1997년 네덜란드 풍으로 만들어진 De Rivier(구OMNI BATAVIA) 호텔이 있다. 이곳을 중심으로 관광 지역을 만들 예정으로 호텔, 상가, 아파트를 만들 었는데 IMF 경제위기 때문에 추진되지 못했다.
이 다리는 시대에 따라 명칭이 여러 번 바뀌었다. 1628년 초에는 영국 요새와 네덜란드 요새를 연결해 주었기 때문에 ‘영국 다리’라고 불리었다. 1628년-1629년에 반뜬(Banten)과 마따 람(Mataram) 왕국이 바타비아 요새를 공격할 때 이 다리가 무너졌고, 1년 후인 1630년에 네덜란드가 재건축했다. 당시 사람들은 큰 나무를 뜻하는 Groote boom 다리, 혹은 닭과 채소를 파는 시장 가까이에 있어서 닭 시장 다리(Jembatan Pasar Ayam) 혹은 네덜란드어로 De Hoender Pasarbrug 다리로 알려져 내려왔다. 후일 닭 시장이 있었던 곳은 배 수리하는 곳이 되었다. 그 후 홍수로 망가진 이 다리를 1655년 보수공사를 했고 중앙 다리(Jembatan pusat)라고 불리었다.(당시에 도시의 중심이었던 이 다리 가까이에 시청 (현 역사박물관)이 위치하고 있었다.)
1938년 4월에 배의 동태를 감시하고 홍수를 예방하기 위해서 들어 올리는 도개교로 재건축하면서 이름도 네덜란드 여왕의 이름(Juliana Bernhard) 으로 바뀌었다. 마지막으로 인도네시아 독립 선언 후에 네덜란드의 다이아몬드 요새가 있는 지역의 이름을 따서‘Kota Intan’다리라고 불리게 되었다. 이처럼 다양하게 불리던 이 다리는 1980년 대 개보수를 하면서 노면을 아스팔트로 고정시켜서 올라가지 않는 도개교가 되었으며 관광지로 운영되었다. 2000년에 자카르타 정부가 이 도개교 를 복원하였다.
찔리웅 강 하상 만들어진 도개교 아래로 흐르는 kali besar 강은 순다 끌라빠 항까지 연결된다. 이 다리 밑으로 얼마나 많은 착취물이 빠져나갔을까. 눈부신 태양이 강물에 부서지듯 인도네시아인들의 삶의 꿈은 허망하게 흩어졌다. 다리 밑 운하에 물길이 지워지듯 그들의 꿈도 그렇게 지워졌을까. 사랑도 꿈도 묶여버린 그들. 올라가지 않는 도개교처럼 그들의 삶도 저물어 갔으리라. 그러나 식민시대의 고통과 한을 넘어서 그들의 열정은 남아 있는 듯하다. 고흐의 열정적인 삶과 죽음을 상징하는 듯한 붉은색의 도개교처럼. 이 다리는 오늘도 말한다. 올라가지 않는 꿈과 자유를 위해 찔리웅 강을 따라 더 큰 바다로 나가고 싶다고. 이것이 오늘, 이 다리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다.
Jl. Kali Besar, Roa Malaka, Tambora,
Jakarta Barat
KOTA TUA 탐방
자카르타의 유럽 KOTA T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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