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최진열의 칼럼 경제를 말한다. -라마단(Ramadhan)의 경제학
짧은주소
본문
글: 최진열 부장(KEB 하나은행)
올해도 어김없이 라마단 금식월이 시작되었다. 이 기간 중 무슬림들은 일출부터 일몰까지 음식을 삼가고, 경건하고 금욕적인 생활을 유지할 것을 요구받는다. 라마단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근로시간 단축과 근로자 업무능률 저하에 따른 생산성 하락 및 소비자 물가 상승 등에 집중된 비판적인 시각도 있지만, 음식료/요식/여행/의류/이커머스를 중심으로 한 소비 증가에 따른 내수 진작이라는 긍정적 효과에 주목하기도 한다.
라마단 기간 중 가장 두드러진 경제적 현상은 물가 상승이다. 인도네시아 통계청에서 매월 발표 하는 소비자물가지수(Consumer Price Index, CPI)의 전월대비 상승률을 분석해 보면, 최근 10 년간 라마단 해당월의 CPI 상승률은 동년도 월평균 상승률을 크게 상회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체로 연중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해 왔음을 확 인할 수 있다. 2015년의 경우 라마단이 속한 7월 의 전월대비 물가 상승률은 0.93%로 월평균 상승률 0.27%의 3.5배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라마단 기간의 물가상승률과 해당년도 년간 물가상승률의 관계 분석 결과 두 지표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 관계를 목격 할 수는 없었다. 이는 라마단 기간의 물가 상승이 매년 반복되는 예측가능한 경제 현상으로서 라마단 기간 중 물가상승분의 일부가 라마단 이전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고, 무엇보다 인도네시아 경제 특성상 물가상승률이 환율변동에 따른 수입물가 및 유류가격 등으로부터 보다 큰 영향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라마단 기간 중 물가 상승은 음식료 및 소비재를 중심으로 한 수요의 단기간 내 증가에 기인한 다. 구글 인도네시아에 따르면 2015년 라마단 기간 중 검색어 증가율은 여행 30%, 의류 29%, 가 전 24%, 통신서비스 19%, 스마트폰 17% 등으로 소비관심도가 전반적으로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중앙은행(BI)의 월별소비재 판매지수를 분석해 보면, 라마단 해당월의 전월대비 소비재판매 증가율은 대부분 해당년의 월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2015년의 경우 소비재판 매 증가율은 6월 4.0%에서 7월 8.6%로 상승했고, 분야별로는 음식료, 정보통신기기 판매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인도네시아 경제성장률의 전반적인 둔화, 성탄절 등 대체 소비시즌의 부각에 따라 최근 라마단 의 경제 효과가 과거에 비해 약화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노동 생산성 하락이라는 역기능에도 불구 하고 라마단이 경제적으로 주목 받아왔던 것은 국가경제에서 내수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60%가 넘는 인도네시아 경제 구조상 총수요 진작이라는 긍정적 효과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미국에서 12월은 일상화된 장기간 휴가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 가장 왕성한 구매력을 보이는 쇼핑 시즌이기도 하다. 식음료 수급의 구조적인 개선과 유통구조 개선 등을 통한 라마단 기간 중 물가상승을 최대 한 억제하는 동시에 국민들의 건전한 소비를 장려 하는 방향으로 라마단의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