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억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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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머리가 빠지고 허리가 굵어지며 기억력이 저하됨을 의미한다. 맞는 얘기일까? 데이나 데니스는 이제 40세밖에 안 되었는데도 “오락가락하는 기억력”때문에 걱정이다. “사람 이름이나 장소 같은 것을 기억해 내려고 애쓰는데 아주 깜깜한거에요.”데니스의 말이다.
이런 일을 흔히 “노화현상”이라느니 “치매 초기증세”라느니 한다.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감퇴하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인가? 어느 정도는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꼭 나이와 관계가 없는 문제인데도 나이 탓을 하는 경향이 있다.
“10대일 때는 열쇠를 어디 두었는지 생각나지 않는 경우 정신이 다른 데 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70세 노인은 자신의 기억력이 나빠졌다고 탓하게 마련이죠.” 일리노이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 전문의 폴 골드 박사의 말이다. 우리 모두가 때때로 그러듯 70세 노인은 몇 십 년 동안 그런 경험을 해온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건강한 사람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빨리 기억력이 쇠퇴하지 않는다. “나이를 먹는다고 기억 매커니즘이 망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성능이 좀 떨어지는 것이죠.” 케나다의 로트먼연구소 심리학자 퍼거스 크레이크 박사의 말이다.
뇌가 일을 처리하는 속도는 나이가 들수록 느려지는데 그 정확한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최근 연구보고서는 시간이 가면서 신경세포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정보를 저장하거나 버리는 뇌의 해마 부위의 활동이 저하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나 존스 홉킨스대학교 의과대학 기억클리닉 실장 배리 고든 박사의 말은 좀 다르다. “뇌의 활동이 줄어든다고 기능이 약화되는지는 문명치 않습니다. 운동선수도 초년생은 노련한 선수보다 쉽게 숨이 가빠집니다. 마찬가지로 뇌도 어떤 일에 익숙해지면 그 일에 노력을 덜 들이게 되는 것이죠.”
노력이 필요하긴 하지만 기억기능이 보통 정도로 이를 보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뉴욕에 있는 마운트시나이 메디컬센터에서 “기억력 향상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마거릿 시윌 박사의 말을 들어보자. “사람은 문제 해결이 빠른 동물입니다. 하지만 뇌를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건강한 신체를 갖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일년에 한번 스포츠 센터에 가면서 몸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지요.”
기억력 향상 교실에서는 이름, 얼굴, 사실을 암호로 저장하는 식의 기억력 증진법이 이용된다(예를 들어 마이크 호크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을 만났을 땐 호크(매 또는 강경론자의 뜻을 지닌 말)마이크에 대고 연설하는 장면을 마음속에 그리는 것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매번 그렇게 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시웰박사는 “AM 원리”를 이용할 것을 권한다. 기억하고자 하는 것에 몰두하고 그것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라는 것이다. 의도적이든 아니든 우리는 마음이 쏠리는 것들을 기억하게 된다. TV나 라디오 광고에 나오는 짧고 경쾌한 노래가 입에 붙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러한 노래는 시끄럽고 번지르르한 광고를 배경으로 연주된다. 가사와 음악은 기억을 증진시킨다.
기초적인 분류도 따분한 것들을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를테면 사야 할 식품 목록을 무턱대고 기억하려 하기보다는 낙농식품, 육류, 농산품 등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억해야 할 물품의 수를 줄이도록 해야 한다. 항상 열쇠를 두는 “잊을수 없는 장소”를 정하도록 한다. 해야 할일은 목록을 만든다. 지출해야 할 대금청구서는 문 가까이 둔다.
단순히 머리를 쓰는 것만으로도 뇌기능은 강해진다. “프랑스 사람들은 이를 가리켜 ‘뇌 조깅’이라고 합니다. 단어 맡추기, 독서,토론같이 머리를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것으로 뇌를 운동시키세요.” 뉴욕에 있는 미국 국제장수센터 회장 로버트 버틀러 박사의 말이다.
신체운동도 뇌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유산소운동은 외에 혈액을 펌프질해 보냄으로써 뇌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산소와 포도당을 공급한다.
얼마 전 65세 이상 여성 6000명을 대상으로 운동습관과 정신기능을 조사분석한 연구보고서가 발표되었다. 이 연구보고서를 작성한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교 신경정신과의 크리스틴 야프 조교수는 “매주 1.6km씩 더 걸을 때마다 뇌의 인식 기능 저하 위험은 13%씩 줄어든다”고 말한다.
좀더 쉬운 방법은 없을까? 이를테면 알약을 먹으면 기억력이 좋아지는 것 같은 방법 말이다. 최근 가장 인기있는 기억촉진제로 알려진 은행나무 잎에 관한 과학적인 문헌을 살펴 본 골드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다소 효과는 있는 것 같습니다. 아주 조금이지만요.”
먹는 것도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도정하지 않은 곡물, 과일, 채소는 뇌가 좋아하는 연료인 포도당의 훌륭한 공급원이다. 또 콩, 푸른잎 야채에는 기억력을 유지하는 데 각별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엽산이 많이 들어 있다.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또 한 가지 쉬운 방법은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수면은 뇌에 기억을 암호화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또 하룻밤 잘 자면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단기적으로 스트레스는 기억력을 향상시킨다. 이는 생존을 위한 메커니즘이다. 그러나 몇 시간이 지나면 해마는 포도당 사용량을 25% 줄이기 시작한다. 이는 뇌로부터 기억에 필요한 에너지를 빼앗아갈 수 있다. 스트레스가 장기화되면 실제로 뇌는 위축된다.
조금만 느긋한 마음을 가지면 얼마나 생각이 선명해지는지 아마 놀랄 것이다. 골드 박사는 “뇌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넉넉한 시간을 주면 기억력 문제는 대체로 사라진다”고 말한다.
생활 속에서도 느긋한 자세를 갖도록 하라. 친구, 가족, 취미 등을 느긋하게 즐기고 살면 기억력은 기적처럼 좋아진다. 머틀러는 이렇게 말한다. “삶의 열정과 목적은 기억력에 도움이 됩니다.” 삶에 관심을 갖도록 하자. 그래야 삶 속에서 기억할 가치가 있는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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