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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 "촛불행동, 다시 함께 문을 열고 도약하다"

3,976 2017.11.1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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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 "촛불행동, 다시 함께 문을 열고 도약하다"

13일 촛불2.JPG
 

글: 이연주 416자카르타촛불행동 회원 

416자카르타촛불행동(이하 촛불행동)의 창립총회가 지난 11일 자카르타 주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에서 열렸다.

2016년 겨울은 박근혜 정권의 국정 농단을 규탄하기 위한 촛불로 뜨거웠다. 그 저항이 이곳 인도네시아 한인 동포사회까지 흔들어 놓았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모여 2016년 11월 12일 첫 촛불집회를 가질 때만 해도 촛불행동의 활동이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하리라고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 후 일년 동안 촛불행동은 타국에서 힘들었던 동포들의 사회 문제 행동 참여를 이끌어내는 사회단체로서 다양한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이에 힘입어 좀더 체계적인 사회단체로 인도네시아 한인사회에 자리매김하기 위해 창립총회를 통해 출범식을 가지게 되었다.

민주열사와 세월호 참사 희생자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된 총회는 공동대표 선출과 회칙 공표, 두 가지 안건을 다루는 창립 총회와 <촛불행동이 나아갈 길>을 주제로 원탁회의로 진행됐다. 

자카르타 도시빈민연대(UPC) 공동대표 구군 무하맛 씨와 장애인 인권단체(GPDLI) 활동가인 누아 따리간 사힝 씨는 이날 창립출범식에 참석하여, 연대발언과 함께 촛불행동의 창립 출범에 대한 아낌없는 성원과 지지를 보내줬다.

행사장 한쪽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사진들을 통해 그간 촛불행동의 활동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사진을 감상하는 참석자들은 흐뭇하고 뿌듯한 마음을 가졌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모인 구성원들은 모임과 활동을 거듭할수록 서로 마음의 상처와 부끄러움을 보듬으며 위로하는 역할도 했던 것이다. 

역사적 시간을 대변할 사건을 겪은 동시대의 구성원들은 모두 비슷한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역사의 중심에 있든지, 변두리에 있든지, 상처의 크기와 상관없이 우리 모두는 위로가 필요하다. 사진 속에 우리들은 밝고 따뜻한 표정으로 연대를 통한 치유를 말하고 있었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사회단체의 가장 중요한 역할일 것이다.

2부 원탁회의에서 진행된 자유토론은 평소 나누지 못했던 생각들을 자유롭게 나누었다. 적폐청산, 세월호 진상규명, 그리고 인도네시아도 자유로울 수 없는 위안부 문제 등 다양한 방향의 지향점을 나누었을 뿐만 아니라 정기적인 북 토크모임과 세월호 유가족 초청,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한민족 공동응원단 구성 등 구체적인 활동방법도 제시되었다. 

무엇보다 20대에서 60대까지, 개인의 정치적 성향을 막론하고,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고 정리하는 과정은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민주주의의 실현이었다. ‘토론은 가장 정의로운 정치참여’라는 철학가 키케로의 말처럼 우리는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정의로운 정치활동을 즐겁게 지속할 것이다.

선거를 통해 공동대표로 뽑힌 박준영. 오선희, 이주영(한글 순)은 당선소감을 통해 자리의 무게를 언급했다. 어떤 갈등에도 흐트러지지 않고 함께 가는 촛불행동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으로 당선소감을 대신했다. 

앞에 나서는 이들은 외부로부터 날아드는 돌을 가장 먼저, 많이 맞는다. 돌을 던지는 이는 자신의 손에 있던 돌의 단단함을 느끼지 못하고, 뒤에 따르는 이는 돌 맞은 상처의 아픔을 가늠하지 못한다. 우리는 그 아픔을 가늠만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 회원한 명 한 명이 촛불행동의 대표라는 것을 잊지 않고 무게를 나눌 것이다.

준비기간 동안 분주함으로 긴장을 놓치지 못했던 창립총회는 시종일관 웃음 속에 즐겁게 마무리 했다. 구르는 낙엽을 봐도 즐거운 십대 소녀처럼 마주치는 눈길마다 웃음을 나눴다. 어깨가 부딪치면 슬쩍 안아주는 손길은 큰 힘이 되었다. 아래 창립선언문에서도 언급되었듯이, 그 손길 그 눈빛이 모여 민주주의 사회를 이룩하는 희망의 촛불로 번져나가길 바란다.


13일 촛불1.JPG
 

<416자카르타 촛불행동 창립 선언문>

2016년 겨울, 광장의 촛불은 우리 사회를 억누르던 짙은 절망의 어둠을 밝히는 희망의 불씨였다.
인도네시아 한인사회 민주 동포들은 비록 몸은 멀리 덜어져 있지만, 결연한 마음으로 촛불 행렬에 동참했다. 
그 후 1년, 꾸준히 늘어난 희망의 불씨로 이제 더 넓게 밝히고자 한다. 이에 우리는 벅찬 심정으로 416자카르타 촛불행동을 창립한다.
촛불 혁명 이후 권력의 최고 상층부만 바뀌었을 뿐 적폐세력이라 지적 받던 핵심적 구조를 변화시키는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의 행동은 여기서 멈출 수 없다. 
애초에 촛불광장의 외침은 나의 책임을 다른 이에게 떠넘겨 방관하지 않겠다는 주체적 외침이었다.
우리는 국내외 사회를 밝히는 촛불의 주체로서 ‘가만히 있지 않겠다’ 다짐을 유지하기 위해 견고한 연대로 나아간다. 우리 사회의 진실, 정의, 평화, 민주 가치가 나의 몸과 마음이 서 있는 사회에서 살아 숨쉴 수 있도록 의연한 마음으로 계속 전진할 것을 선언한다.

2017년 11월 11일
416자카르타 촛불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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