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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마지막 수학여행, 3박4일간 롬복에서의 여정 - 11학년 홍은지

5,060 2018.05.0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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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마지막 수학여행, 3박4일간 롬복에서의 여정 - 11학년 홍은지

  새 학기 중간고사를 아슬아슬하게 마치고 11학년들은 입시 때문에 더 이상 경험하지 못할 마지막 수학여행을 롬복 섬에서 보내게 되었다. 4월 24일 햇볕이 쨍쨍한 오후, 부푼 마음으로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현지 관광가이드 분들께서 롬복 특유의 천을 학생들 목에 둘러 주시며 맞이해 주셨다. 그 곳에 도착해 가장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논밭과 어울러져 아름다운 건축물을 자랑하는 링사르 절이었다. 가이드 분께서는 링사르 절이 세워진지 무려 300년이나 되었고 힌두교뿐만 아니라 이슬람, 개신교, 등 다양한 종교를 다루어 하나 됨을 상징한다고 하였다. 그렇게 멋있는 건물들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은 뒤 묘목을 심으러 시골 마을로 떠났다. 우스꽝스럽게 생긴 닭이 우릴 보며 꽥꽥거리는게 묘목 심는 밭 주위에 멋있게 펼쳐진 산 장관을 잊게 할 만큼 인상 깊었다. 그렇게 피곤한 하루를 마친 후 Square Resto라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게 되었는데 많은 친구들이 4일간의 식사 중 가장 맛있었다고 말한다.

  둘째 날 우리는 일어나자마자 Banyumulek 마을을 방문했다. 아주머니들께서 손에 물과 흙을 묻히고 옆에 놓여진 도자기들 중에서 디자인을 고르라고 하셨다. 우리의 미숙함을 아셨는지 도우미 아주머니들께서 거의 작품의 8할을 대신 해주셨는데 그 솜씨가 훌륭하여 마치 도자기 가게의 도자기를 본 기분이었다. 사실 아무것도 못하고 가만히 앉아 구경만 해서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그 후 다른 마을로 이동해 천을 짜는 직조 체험을 했다. 나름 적극적으로 도전했는데 여기저기 사진이 찍혀서 당황스러웠다. 

  Sasak 마을은 들어서자 토속적인 분위기가 확 느껴졌다. 마을주민들로 보이는 분들이 특이하게 생긴 전통 악기들로 요란스러운 음악을 연주하며 기다란 회초리 같은 것으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무술을 보여주셨는데 마치 우리나라의 사물놀이를 구경하는 것 같았다. 그때 유독 날씨가 화창해서 하늘이 파랗고 더웠다. 그 날씨가 맞게 모두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바다에 도착했다. 바다를 보고 신이 난 몇몇은 신발을 곧바로 벗고 모래 사장으로 달려 들어갔다. 원래 모든 바다가 그런지 아니면 롬복 바다가 유난히 이쁜 청록색을 띄우는지는 모르겠는데 정말 눈이 즐거웠다. 거센 물살과 모래들 때문에 서있기 조금 힘들었어도 언제 다시 올지 모르기 때문에 사진을 최대한 많이 남기려고 애썼다. 버스로 돌아오자마자 땡볕 아래에서 열심히 놀았던 탓에 대부분 잠에 들었다. 숙소에 들리기 전 롬복 기념품 가게를 들려 과자, 팔찌, 장식품 등 몇 가지를 구경했다.

  그날 저녁은 밤바다를 앞에서 바비큐 뷔페를 즐겼다. 사실 무제한으로 나올 줄 알았던 고기들은 금세 바닥이 나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친구들과 왁자지껄 떠들며먹은 파스타와 바다 전경은 환상적이었다. 

  대망의 셋째 날은 스케줄이 많았던 탓인지 길게 느껴졌다. Gili 섬에선 스피드 보트로 이동했는데 바닷물 위를 그렇게 가깝고 빠르게 달린 적은 처음이라 배위에 매 순간이 재미있었다. 이미 ‘윤식당’ 촬영 장소로도 유명한 길리 섬은 도착하자마자 휴양지 느낌이 폴폴 났다. 많은 외국인들로 북적거려서 마치 하와이의 어딘가에 온 기분 이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는데 스노클링을 못 한 것이다. 이런저런 상황으로 인해 즐기지 못하게 됐는데 배 위에서 물 속으로 들어가지도 못한 체 가만히 앉아 구경하는 것은 따분했고 멀미 날 것 같았다. 그래도 바닥 중간에 유리창이 있어서 다양한 물고기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온갖 피자와 파스타를 해치운 뒤 소화도 할 겸 친구들과 섬 주위를 돌아보았다. 지나갈 때마다 종업원 분들께서 ‘안녕하세요’를 남발했고 거리는 자전거를 탄 관광객들과 모래로 가득 차 있었다. 마차를 타기엔 조금 부담되고 자전거를 못 타는 친구들이 있어서 ‘윤식당’을 구경하러 갔다 오는 대신 앉아서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 길리 섬에서 떠나는 배는 정말 빠른 속도로 달렸는데 운전사님이 우릴 놀려주시려 핸들을 확 꺾을 땐 정말 깜짝 놀랐었다. 그렇게 잊지 못할 길고도 짧은 마지막 수학여행은 끝이 났다.

  긴 휴식시간이 주어지고 가든파티가 열렸다. 해가 지는 시간대에 바닷가의 노을을 보러 나가니 속이 트이는 기분 이였다. 하지만 정장 느낌에 옷을 입어서 그런지 조금 불편했다. 사진도 찍고 디저트도 먹은 뒤 장기자랑을 보기 위해 곧바로 편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장기자랑은 들뜬 분위기로 진행 되었다. 웃음이 터질 때도 있었지만 평소에 얌전하여 예상치 못했던 끼 많은 친구들이 있다는 것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마지막 밤이라서 그런지 그 날 밤은 친구들과 더 떠들며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 날 아침 우리는 부랴부랴 급하게 짐을 챙기고 나왔다. 아쉽기도 하고 집에 가게 돼서 즐거운 마음으로 공항에 도착하자 가이드 분들께서 점심으로 햄버거 세트를 나누어 주셨다. 2시간의 비행 후 가방을 꼭 쥐고 자카르타에 도착하니 4일 전처럼 여전히 덥고 북적거렸다. 그렇게 잊지 못할 길고도 짧은 마지막 수학여행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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