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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부문 장려상> 윤형일 『휴가』 얼마 전 친구에게 갑자기 카톡이 왔다. “자카르타는 살 만해?” 어느새 삼십 년 가까이 인연을 이어가는 이 친구는 대학 동아리 동기이다. 90년대 초반 000여명의 산 악 마을. 늘 경험해 보고 싶었던 곳이지만 쉽게 마 음 먹고 나서긴 힘들었다. 멀고 험하고 또 평범치 않은 곳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계획한 것도 아닌데 어쩌다보니 내가 벌써 마카사 르행 비행기 안에 있었다. 비행기는 단 1분의 연착도 없이 부드럽게 마카사 르 ‘술탄 하사누딘’ 공항에 내려앉았다. 그곳에서 다시 시내의 버스 터미널로 이동 1층엔 우 리나라 8~90년대에 봄 직한 작은 가게들 2층 한쪽에는 현지 음식을 파는 와룽(Warung)이라 고 불리는 작은 식당이 가득하고 8시간 버스 야간 여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또라자 Mengkendek에 공항이 있으나 마카사르 와 발릭파판에서 각각 하루 한 편의 소형비행기 만이 운행되고 있어 대부분은 버스로 이동한다.) 야간 이동은 좌석이 일반 버스 좀 더 푹신한 Executive 버스나 침대 버스(Sleeper Bus라 불린 다.)가 운행되고 있었다. 마카사르에서 가장 큰 터미널인 Regional Daya Makassar는 에어컨 시설도 깔끔한 식당 하나도 없 는 “마지막” 회사에서 나와 지금은 사업을 준비하고 있단다. 무얼 준 비하고 있냐고 간단한 간식 정도 살 수 있는 매점만 줄지어 있 는 그냥 대기실이었다.(매점도 밤이 되니 문을 다 닫아버려 물도 살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화장실 시설도 열악해서 물조차 마음 놓고 마실 수 없었다. 우리가 예약한 현지 여행사이트에는 출발 시간 한 시간 전부터 탑승 장소에서 대기하도록 되어 있었 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거의 텅 빈 대기실에 사람 들이 우르르 한번에 나타나면 잠시 후 버스들이 우르르 들어와 그들을 싣고 떠나고 같이 일할 사람은 있냐고 물어 봤어야 했을까? 술을 워낙 잘 먹고 좋아하는 그였지만 겨울은 의례의 계절입니다. 가족 결혼식 결혼하며 자연 스레 소원해지게 되었다. 나는 동아리 카톡방을 통해 가끔 친구들의 소식을 보기만 접하며 나가지도 못하고 제대로 활동 하지 못한 채 남아있는 말 그대로 아웃사이더였다. 몇 년에 한 번씩 동문회에 나가긴 했지만 곡선으로 말려 올라간 지붕과 앞 뒤로 긴 형태의 전통 가옥 공교롭게도 관광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예습이 되어 있질 않았다. 휴가를 내기 어려워서 금요일 하루 일정을 짜주었다. 따만 파따힐라(Taman Fatahillah)와 마 스지드 이스띠끄랄(Masjid Istiqlal) 그 냥 얼굴만 비췄을 뿐이라 그를 언제 만났었는지 기억도 나질 않았다. 2년 전 다니던 회사에서 주재원으로 자카르타에 파견을 가게 되었고 그 선배의 표정과 질문은 그 동안 날 가려주던 커튼이 순식간에 불어온 바람에 날아가 버린 느낌이었다. 난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빠르게 밴드 동아리에서 나와 허우적거렸고 무슨 인연인지 학교 한 쪽 구석에 자리 잡고 있던 고전 기타 동아리에 가입하게 되었다. 그는 이 동아리에서 만난 친구 였다. 나보다 한참 늦게 동아리에 가입한 그와는 기타나 음악보다는 술과 담배를 함께하며 젊은 시절의 추억을 쌓았다. 그나 그곳에서 나는 몸소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간신히 빠져나와 차까지 걷는 길이 천 년같이 느 껴졌다. 유난히 쨍한 햇볕과 구름 한점 없는 맑은 하늘이 더욱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그리고 장례식을 위해 비로소 똥꼬난 안에 모셔두 었던 고인의 시신을 비로소 관에 담은 이들은 그는 전국의 직장을 돌며 대한민국의 여느 직장인처럼 고 군분투하고 있었다. 전공이 기계공학과였던 그는 주로 지방의 제조 관련 공장에서 일을 했고 그리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미지근한 상태로 그리고 길 건너 있는 대성당(Our Lady of the Assumption Cathedral) 그리고 스물 네 마리 이상 이 되어야 성대한 장례식으로 꼽힌다. 이들은 장 례식을 잔치(Acara)라고 부르며 온 마을과 지역 사람들이 모여 함께 장례식을 즐기고 장례식에서 희생된 물소과 돼지 고기를 나눠 먹는다. 호텔에 도착한 우리는 약간의 비용을 지불하고 이른 체크인을 했다. 무박의 여독을 풀기 위해 샤 워를 하고 똥꼬난을 바라보며 야외 식당에서 아침 도 먹었다. 34 I 한인뉴스 2024년 11월호 앞으로 펼쳐질 첫 경험의 기대로 피곤도 잊었던 설렜던 아침이었다. 우리가 예약한 렌터카의 사장은 다름 아닌 그 호 텔의 매니저였다. 그는 우리를 보자마자 들뜬 목 소리로 말했다. “Ada acara hari ini!” (오늘 잔치가 있어요!) 멀리서 온 손님들에게 진짜 전통의 하이라이트를 보여 줄 수 있어 매우 기쁜 듯 했다. 매일 있는 행 사가 아닌데 정말 운이 좋다고 했다. “이미 만들어놨던 스케줄을 뒤로 미루고 이 잔치 부터 가세요. 또라자 장례 문화의 시작은 이 잔치 부터니까요.” 장례식을 잔치라 표현하는 이들에게 장례식은 진 정 또 다른 시작을 축하하는 축제였다. 우리를 태운 기사는 호텔 매니저가 적어준 약도 를 들고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이미 그 지역 사람 들이 장례식 다 소식을 알고 있는 듯 기사가 길을 물을 때마다 서슴없이 잔칫집을 알려주었다. 잔칫집은 중앙 마당을 중심으로 앞쪽 정면에 커 다란 똥고난이 서 있었다. 똥꼬난 이층 난간에는 예수의 마지막 만찬 그림이 붙어있는 고인의 하 얀 관이 있었다. 왼쪽으로는 가족들이 머물고 있 는 집과 오른쪽으로는 십자가가 크게 붙여진 방송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다. 사회자는 계속해서 고인 과 가족 그리고 최근 신문 기사와 CNN이 선정한 가장 맛있는 음식에 선정된 사떼아얌(Sate Ayam) 그의 말로는 글로독(Glodok)까지 하루에 해결했다. 자카르타가 전 세계에서 쇼핑몰이 가장 많은 도시라지만 정작 쇼핑몰은 한 군데도 가지 않고 나나 갈 곳이 마땅하게 없어 동아리방에 ‘죽치고’ 있던 치들 중 하나였고 나는 남는 건 사진뿐이라며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더 신나서 사진을 열심히 찍어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닷새 내내 이런 갑잡스런 방문에 대해 가타부타 이렇다 할 말이 없어 그에게 묻고 42 I 한인뉴스 2025년 12월호 싶은 게 많았지만 나이 든 사람과 젊은 사람들의 니즈를 한 번에 해결해 주는 몇 안 되는 곳이라는 게 내 평가다. 그와 내가 닮은 게 있었던가. 최 소한 내 대학 시절 기억 속에는 술과 담배를 좋아했던 거 외엔 없었는데. 그저 나이 든 사람들이 갖는 공통점이려니 했다. 다행히 주말은 내가 하루종일 투어가이드를 해 줄 수 있어 자카르타 이곳 내가 좋아하는 장소만 데려가니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면서도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었다. 다행히 생각보다 그는 즐거워했고 노트 에 수기로 우리 좌석 번호를 적고는 기다리면 불 러준단다. 첫 경험은 불안했다. 한 시간 넘도록 땀을 뻘뻘 흘리며 동네 꼬마들 과 잡담을 하며 버텼다. 드디어 우리의 버스가 도 착했다. 밤 10시였다. 정말 다행이었다. 침대 버스 는 상상했던 것 그 이상으로 깔끔하고 안락했다. 마카사르에서 또라자를 운행하는 버스는 장시간 운행을 하다보니 운전사 이외 두 세 명의 보조원 이 타고 있다. 그들은 손님들의 좌석 번호와 승차 지 다가오는 새해의 희망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단순히 개인적 성취를 넘어 공동체의 일원으로 서로를 격려하고 지지하는 시 간이기도 합니다. 광복절 기념행사는 한국인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행사로 단순히 전통을 유지하 는 것이 아니라 개인과 공동체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도구로 정의합니다. 재인도네시아 한인들에게 이러한 의례는 정체성을 유지하고 다음 세대로 전승하는 강력한 연결고리입니다. 또한 당연히 별 반 응은 없었다. 그리고 또 당연히 지난 2년 동안 내게 아무도 “숙(宿)”을 부탁한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2년 만에 단톡방이 아닌 개인 톡으로 그에게 연락이 온 것이었다. “자카르타는 살 만해?” 살 만하다고 해야 할까 대학 에 들어간 나는 고등학교 내내 꿈꾸던 밴드 동아리에서 전자기타를 치겠다는 꿈을 가지고 문을 두드렸다. “기타 안 들고 왔어? 어이구야. 그래 그럼 이걸로 서태지의 하여가 리프 한번 쳐볼래?” 밴드 동아리 선배는 한심하다는 표정과 함께 기타를 넘겨주었다. 광주에서 상경한 나는 주눅이 들기 싫어 언제나 오버액션하면서 나름 당당한 척하며 처신했는데 더 넓은 인 도네시아 사회로 확장되는 연결고리가 됩니다. [끝] 사진 제공: 김혜정(자카르타 거주) 데일리인도네시아 편집장 한인뉴스 2025년 2월호 I 49 송년회와 광복절 같은 의례는 인도네시아 한인 공동체에 어떤 의미인가? 송년회와 광복절 기념행사는 전통의례는 아니지만 인도네시아 한인 공동체의 결속력을 상징하 는 의례입니다. 송년회는 한 해를 마무리하며 성취와 노력을 공유하고 돼지들은 있는 발버둥을 치며 소리높여 울어댔다. ‘돼지 멱 따는 소리’가 정말 저런 것 이었구나 또 그게 반복 되고. 버스 탈 사람들이 나타나서 버스를 타고 떠 나는 데 까지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한쪽에는 버스 회사별로 작은 사무실이 줄지어 있는데 똥꼬난Tongkonan. 하늘을 향 해 치솟은 지붕은 마치 무거운 운명을 거슬러 올 라가는 영혼의 여정을 상징하는 듯했다. 똥꼬난은 항상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단순한 전통 주거 공간이 아닌 른당(Lendang) 등등의 정보 를 습득한 상태였지만 마치 된장을 숙성시키듯 느릿느릿하 게 시간을 함께했었다. 그리고 모두가 그렇듯이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고 마침내 또라자의 대지를 밟았다. 버스는 티켓에 쓰여진 터미널이 아닌 우리가 미리 예약한 호텔 앞에 내려주었다. 산악지대의 서늘한 새벽 공기가 코 안 깊숙이 스 며들었다. 텅빈 거리에서 고요한 신비로움마저 느 껴졌다. 수천년 그들만의 특별함을 간직한 그곳에 내가 있었다. 호텔 정원에는 또라자의 전통 가옥인 똥꼬난이 줄지어 있었다. 네 개의 기둥 위에 화려한 무늬의 나무 벽 만세 삼창이 진행됩니다. 작게는 식사 전 감사 기도를 드리거나 멘뗑(Menteng) 몇 몇의 청년들이 들어와 돼지들을 건물 뒤쪽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중앙 마당에 박혀있는 말뚝에 물소를 매고 목을 벨 것이라고 이방인들을 데려온 가이드가 설명했다. 뿔이 하늘로 잘 뻗은 물소는 한 마리에 한화 수 백 만원에서 모나스 타워(Monas) 그리고 마지막으로 회사 근처에 있는 파사르 산타(Pasar Santa)까지... 첫날을 너무 강행군을 시킨 건지 저녁 자리에서 만난 그는 조금 지쳐 보였다. “와 파사르 산타 좋더라.” 전혀 예상하지 못한 그의 소감이었다. 파사르 산타는 남부 자카르타에 있는 그리 크지 않은 규 모의 작은 시장인데 문득 ‘그가 서울에서 장례식장까지 걸 린 시간이 서울에서 자카르타까지의 그것과 얼추 비슷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6년 새 그의 아버지도 돌아가셨고 뭘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았다. 평일에 는 회사일 핑계로 제대로 저녁 한 번 못 먹고 방문 장소만 제공해 주고 있던 터라 오늘은 마음 을 단단히 먹고 회사에서 일찍 나와 집으로 향했다. 회사 근처 마트 주류 코너에 들러 “Batavia Whisky”(발리에서 만든 위스키)를 한 병 사 들고 집으로 들어갔다. 그는 내가 묻고 싶던 몇 가 지를 알아서 얘기해주었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만난 건 6년 전이란다. 난 기억도 나질 않았는데 내 아버지의 장례 식에서. 전라남도 어느 작은 시골에서 장례를 치렀었는데 반대편에는 홍대에서나 볼 법한 힙(Hip)한 물건을 파는 가게 들과 간식을 파는 곳이 가득하다. 파사르 산타는 내가 자카르타에서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이고 사람과 사 람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이는 한인 공동체뿐만 아니라 사회 단체 등 다양한 공동체 가 송년회를 개최해 한 해를 마무리합니다. 교회에 서는 크리스마스에 공연과 음식 나눔을 통해 예수님 의 탄생을 축하하고 신앙 공동체의 유대감을 강화합 니다. 주인도네시아한국대사관을 포함한 많은 기관과 기업은 신년회를 열어 공식적으로 새해 업무를 시작 합니다. 학생들은 한 학년을 마치는 종업식 새 시작을 축하 해주고 있었다. 이들은 떠들썩한 웃음소리와 노랫 소리로 고인이 떠나는 길을 축제로 즐기고 있었 다. 가짜 울음소리라도 내어야 하는 우리의 장례 식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놀라서 달아나는 이방인들이 그들의 눈에는 얼 마나 이상하고 우스꽝스러웠을까. 내가 정작 이곳 에 온 목적은 이 장례식과 장례문화를 내 눈으로 확인하러 왔던 것인데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돼지들의 울부짖 음은 죽음에 대한 공포와 슬픔이 가득한 절규였다. 잠시 후 아니면 살기 어렵다고 해야 할까. 이런 질문에 뭐라고 답하는 거지란 생 각을 하는데 카톡 하나가 더 날아왔다. 윤형일 | 은행 주재원으로 자카르타 근무(2023.8~) 소설과 수필 쓰기가 취미 한인뉴스 2025년 12월호 I 41 “다음 주 목요일에 자카르타 가는 데 얼굴 볼 수 있어?” 지금도 이유를 잘 모르겠지만 난 그가 질문을 보낸 시간과 내가 답을 보낸 시간이 멀면 안 된다 는 생각에 바로 답장을 했다. “당연하지. 와. 대박이다. 네가 처음이야. 내 초대에 응한 사람은.” 내가 누군가를 초대한 적이 있던가. 이런 생각은 밀려오는 걱정으로 금세 밀려났다. 뭘 어떻 게 하지? 휴가를 낼 수 있을까? 우리 집에서 재워야 하나?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가 나처럼 주재원으로 오게 되어 사전 조사를 하려는 게 아닌가라는 생 각을 했었던 것 같다. 무슨 우연인지 아이들 방학 때문에 가족들은 그가 오기 이틀 전 한국에 들 어갈 예정이라 아내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니 당연히 집에서 재워도 된단다. 덕분에 친구에게 체 면치레를 하겠구나 싶었다. 그는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인도네시아의 역사와 정치 앞 으로도 일상 속의 작은 순간들을 마음에 담아 글로 나누고 싶 습니다. 열 한 마리에서 스물 세 마 리까지는 중급 장례식 오늘 잔치 요 즘은 그런 전통까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또 요 즘은 똥꼬난에서 생활을 하지 않고 똥꼬난 옆에 신식 집을 지어 생활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또라자 사람들이 천국에서 왔다고 믿었던 또라자 전통 신앙 ‘알룩 또돌로Aluk Todolo’의 공동체 가 행하던 ‘람부 솔로’는 거의 원형에 가깝게 보 존된 가장 오래된 장례문화로 알려져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장례식을 위해 산다’ 할 정도 로 전통을 지키는 또라자 사람들은 람부 솔로를 위 해 오랫동안 저축을 한다. 시신을 집안에 두고 살 며 돈을 모아 성대한 장례식을 열게 되는 것이다. 망자의 영혼이 사후 세계로 가려면 물소가 수레 를 끌어주어야 하므로 더 많은 물소가 희생될수록 가문의 권위와 자녀들의 효심이 크다고 생각한다. 뿔이 하늘로 곧게 잘 뻗은 물소 한 마리에서 열 마 리까지는 작은 장례식 우 리 버스 티켓을 발매한 사무실에 문의하자 우리는 왜 의례를 행할까요? 설날과 추석의 차례는 인도네시아 한인에게 어떤 의미인가? 1997년 9월 운 좋게 참석한 이 잔치에 서 나는 줄행랑을 치고 있었다. 정말 이들에겐 죽음이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임 을 위스키 때문인지 어느새 살짝 취한 그는 지난 5일이 꿈 같이 좋았다고 했다. 기계공학과 출신 이공계 50대 남자의 입에서 나온 “꿈같이 좋았다”는 나 도 모르게 코끝을 시큰하게 했다. 아마 나이 때문이겠지. 아마 그럴 거야. 2년째 자카르타에 살고 있지만 난 매일매일 의례가 단순히 전통을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심리적 안정과 공동체의 연대를 강화하며 세대 간의 연결고리로 작용한다고 말합니다. 설날과 추석은 고국을 떠난 재외동포들에게 자신의 정체성과 뿌리를 확인 하는 기회이자 이러한 의례는 한국 문화를 인도 네시아에 알리는 역할도 합니다. 결국 의례는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 공동체의 유대를 유지하며 이슬람사원에서는 매주 금요일에 예배를 드립니다. 광복절 기념식에서 는 국민의례와 애국가 제창 인도네시아 쌀과 찹쌀로 만든 송편과 탕국 인도네시아의 독립기념일 에서 영향을 받아 축제처럼 진행됩니다. 동포체육대회나 골프대회를 열며 한국과 다른 방식의 의 례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조국에 대한 애정뿐 아니라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국 간의 유대를 돈독히 하는 기회가 됩니다. 장례식 일정이 다 끝나가도록 묻지는 못했다. 어느새 출국 전날이다. 뭘 많이 하긴 한 것 같은데 입학식 입학식과 졸업식은 개인의 성장을 축하하고 가족과 공동체가 그 여정을 공유합니다. 결혼식은 두 사람과 양가 가족이 하나로 엮이 는 새로운 출발점입니다. 장례식은 고인의 삶을 기리고 산 자에게 위로와 삶의 연속성을 깨닫게 하는 의례입니다. 특히 토 라자족의 장례식은 시신을 오랫동안 보관하며 대규모의 공개 행사를 통해 고인을 기립니다. 이러 한 의례는 공동체의 연대감을 강화하며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하는 의례 이러한 의례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온라인으로 예배와 미사를 드렸습니다. 졸업식과 입학식도 줌으로 했습니다. 차례를 지내는 음식을 간소화하고 현지 재료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개인이 가정에서 차례를 드리지 않고 위령미사나 추도예배로 대체하 기도 합니다. 현대 사회의 의례는 전통적인 요소를 유지하면서도 실용적이 고 현대적인 방식도 활용합니다. 맺는 말 디미트리스는 의례를 인간 본능에서 비롯된 것으로 자녀들에게 정체성을 전승하는 수단입니다. 한인 공동체 차원에서 차례는 가족 단위에 머물지 않고 공동체의 축제로 확장됩니다. 서로의 전 통을 공유하며 한식을 나누고 한국 문화를 되새기는 자리가 되죠. 이를 통해 한인들은 정서적 지 지와 연대를 느끼며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합니다. 재인도네시아 한인에게 의례란 글: 조연숙 자신이 원하는 길 가에서 버스를 탈 수도 내릴 수도 있었다. 보조원 들은 그들에게 WA를 통해 몇 분 후에 자신의 승 차지에 버스가 도착하는지 일일이 알려주는 일까 지 도맡아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결국 우리는 한 시간 넘도록 그 덥고 딱딱한 의자에서 기다리는 벌을 서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다. 그것이 다른 사 람들은 터미널 대기실에 나타나 5분 만에 버스를 타고 사라졌던 이유였던 것이다. 나는 세상의 끝자락 같은 또라자Toraja를 향해 달 려가고 있었다. 몇 번에 걸쳐 길가에서 승객을 태웠 고 화장실이 딸린 상점 앞에서도 몇 차례 정차를 했 다. 어두운 도로를 달리는 버스 안에 누워 졸며 눈 을 감았지만 자카르타 한인성당에서는 설 미사가 열린 뒤 떡국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일부 한국식당과 한인슈퍼마켓은 고객들에게 떡국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고국에 묻힌 조상이 먼 파푸아까지 와서 차례 음식을 드셨을까요? 차례를 받은 조상은 우리를 축 복해 줄까요? 의문이 가득한 명절 의례를 재외동포들이 왜 인도네시아까지 와서도 고집스럽게 이어가는 걸까요? 한편으로 새배처럼 효과와 대상이 명확한 의례도 있습니다. 어른께 절을 올리 면 축복의 말과 새뱃돈이라는 보상을 받는 방식이죠. 그러나 차례와 같은 명절 의례는 상징성과 공동체적 가치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문화인류학자 디미트리스 지갈라타스는 저서 『인간은 의례를 갈망한다』에서 자카르타에서 술라웨시의 마카사르로 향하 는 비행기에 올랐다. 목적지는 마카사르에서 약 290Km 떨어진 또라자. 인구 258 잠은 오지 않았다. 밤새 컴컴하고 덜컹이는 산길을 달려 새벽 빛이 죽음과 삶의 경계가 없는 전설의 땅 또라자Toraja 글: 조은아 편집위원 한인뉴스 2024년 11월호 I 33 번져 오를 무렵 장례 식 이후 똥꼬난을 닮은 상여에 관을 싣고 바위를 뚫거나 동굴 혹은 절벽에 매달린 가족묘로 향하 게 된다. 다음호에 계속 저곳을 다녔다. 이상 하게 오히려 내 맘이 급해져 무리인 줄 알면서 아침 일찍 자카르타 동물원(Ragunan Zoo)부터 시작하여 엠블록(mBlock) 전이 차례상에 올랐습니 다. 2024년 1월 정 월대보름에 오곡밥과 아홉 가지 나물을 먹는 일도 의례에 해당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개인으로든 공동체로든 다양한 장소에서 끊임없이 의례를 행합니다. 그렇다면 정말 거의 매일 매일이 꿈같이 좋다. 겨우 2년밖 에 살지 않았기에 이런 생각을 말하기는 조금 쑥스럽지만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최소한 내겐. 어제밤 비행기를 태워 보낸 후 한참을 공항에 앉아 있었다. 삼발(Sambal)을 싸 줄걸 조상과 후손이 함 께 숨 쉬는 성스러운 장소였고 과거와 현재를 동 시에 담아내고 있는 공간이었다. 바라보는 것 만 으로도 그 위세가 우리를 압도했다. 또라자의 신비한 장례문화 람부 솔로Rambu Solo 또라자의 장례식은 세상을 떠난 이들에게 새로 운 삶의 시작을 선물하는 의식이다. 또라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바로 장례를 치루 지 않는다. 시체를 방부처리 한 후 깨끗한 흰 천으 로 덮어 똥꼬난 안쪽 방안에 눕혀둔다. 손님이 오 면 손님을 맞고 잠도 자고 식사도 하고 평소와 다 름없는 생활을 하며 몇 개월 졸업식 같은 의례는 어떤 의미인가? 인생의 전환점을 기념하는 성인식 졸업식 등 통과의례는 개인과 공동체 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합니다. 디미트리스는 “의례가 공동체 안에서 시간의 흐름을 구조화하고 연대감을 형성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고 말합니다. 성인식은 아이가 성장해 공동체의 일원이 되었음을 선언하며 종교 단체 지하에는 전국의 커피를 아주 싼값에 파는 원두커피 가게가 있고 창업자금은 있냐고 천국에 대해 소리 높여 연설 과 기도를 했고 음악 소리와 함께 멀리서 참석한 가족들이 무리지어 입장하기도 했다. 마당을 둘러싸고 손님들을 위한 방갈로가 지어져 있었다. 장례식에 온 손님들은 방갈로에 앉아 음 식을 대접받으며 함께 장례식을 즐겼다. 장례식을 위해 몇 주 혹은 몇 달에 걸쳐 손님을 잘 맞을 수 있는 장례식장을 직접 짓는다고 했다. 가족들은 새로운 손님들에게 음료와 간식을 내어 주고 있었다. 장례식을 보기 위해 모인 다른 나라 의 이방인들이 제법 많이 눈에 띄었다. 방갈로 앞 뒷쪽으로 몇 마리의 물소가 편안한 표정 으로 묶여있었다. 오늘 이 잔치에서는 총 열 일곱 한인뉴스 2024년 11월호 I 35 마리의 물소가 고인과 함께 떠날 예정이라고 했다. 고인이 떠난지 2 년만에 치러지는 장례식이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몇 마리의 물소가 희 생된 후였다. 마당 중앙이 흥건하게 피로 물들어 있었다. 친적들과 마을 사람들이 선물한 돼지들이 앞 뒤로 발이 묶여 대나무에 매달려진 채 마당으 로 들어와 한 켠에 쌓아졌다. 사회자는 돼지가 들 어올 때마다 더 목청을 높였다. 고인을 모시고 천국으로 떠날 물소의 편안한 표정 과는 달리 출국하기 전 그래도 동기 들에게 뭔가 신고를 해야 할 거 같았다. 그래서 인도네시아에 간다는 말과 함께 자카르타에 올 일 있으면 “숙식(宿食)”은 안되더라도 “숙(宿)”은 제공해 주겠다는 눙을 쳤지만 코코넛 비누라도 더 챙겨줄 걸. 와양(Wayang) 기념품이라도 사줄 걸 하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제 휴가가 끝나가네. 그는 내 휴가를 위해 왔던 거였나 보다. <수상소감문>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장려상을 받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입니다. 제 또래의 벗이 은퇴 후 새로운 삶을 준비하며 인 도네시아에 있는 저를 찾아와 함께한 시간을 기록했습니다. 오 랜 벗과의 만남이 주는 기쁨과 여운을 글로 풀어낼 수 있어 행 복했습니다.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리며 파푸아의 한 회사 식당에서 차례를 지냈습니다. 두 달 전에 자카르타 한인마트에 주 문해서 받은 북어포와 정종 하차지를 메모하고 하차지 순서에 맞게 짐칸 도 분류해둔다. 돌아올 때 안 사실이지만 현지인 들은 직접 전화나 WA로 버스를 예약하고 버스 노 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 한 과정을 마치 는 졸업식을 거치며 다음 단계로 도약합니다. 교회와 성당에서는 매주 일요일 한 달 전쯤 마지막 혹은 몇 년에 걸쳐 장 례식 람부솔로를 준비한다.(과거에는 시신을 사 람 대하듯 음식도 제공하고 목욕도 시키고 새 옷 으로 갈아입혀 함께 외출하기도 했다고 하나 회사 흥건한 죽은 물소들의 피 냄새에도 꿈쩍하지 않는 의연함으로 마당 중앙에 섰다. 그리고 다가 온 칼잡이가 앞춤에서 날 선 칼을 꺼내어 단숨에 물소의 목을 친다. 정말 찰라의 순간이었다. 물소는 목이 반쯤 벌어 진 채 피를 뿜으며 묶인 말뚝 주위를 한 바퀴 돌 고는 이내 푹 쓰러진다. 그리고 다음 물소가 들어 온다. 이번 물소는 얼굴과 턱 밑에 하얀 얼룩이 있 었다. 제 눈 앞에서 동료가 쓰러지는 모습을 보았 을 텐데 이 물소 또한 당당히 걸어들어온다. 마치 이 소들은 어릴 때부터 자신의 운명을 가스라이팅 당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그리고 또 단칼에 목이 베어져 쓰러졌다. 쓰러진 물소의 벌어진 목에서 피가 솟구쳤다. 마당 정면 방갈로 위에 신발을 벗고 앉아있던 나 는 앞에 앉아 사진을 찍던 프랑스 할머니 등에 얼 굴을 묻고는 놀란 가슴을 달랬다. 도저히 앞을 볼 수가 없어 벗은 신발을 끌어안고 방갈로 뒤쪽으로 탈출을 시도했지만 방금 죽은 그 소가 묶여있던 방갈로 뒤쪽에는 그가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똥들 이 가득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헤매었다. 그러다 방긋방긋 웃고 있는 아이들과 눈이 마주쳤 다. 그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이 장례식을 다 같이 즐기고 있었다. 물소를 잡아 죽이는 것이 아 니라 고인과 함께 천국으로 떠날 흰 무늬가 있는 물소는 그 흰 무늬의 범위에 따라 그 가치가 서너배씩 올라가고 하얀 몸에 파란 눈을 한 물소 는 한화로 억대가 넘는다고 했다. 피가 튈 수 있으 니 뒤로 조금씩 물러나란다. 햇빛에 반짝반짝 윤기가 흐르는 검은 물소 한 마 리가 한 청년의 손에 이끌려 마당 중앙으로 들어 왔다. 사회자의 목소리와 음악 소리가 더 커져 옆 사람의 목소리 조차 들리지 않았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들과는 달리 이 물소는 제법 당당하게 입장을 했다. 한 치의 물러섬 없는 발걸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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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도네시이아 현지에서 "서바이벌 인도네시아어 초급과정" "제1권"과 "제2권"의 종이책을 원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알려드립니다. 현지에서 종이책을 원하시는 분께서는 제 개인 카톡(아이디: kimjonglan)으로 연락을 주시면 좋겠습니다.참고로, 현재 현지에서 인쇄와 제본 중이니, 5월부터는 발송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격은 권당 Rp 150.000입니다.…
쫑란 202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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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바라 202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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