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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행복에세이<서미숙>

6,772 2013.06.1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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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는 선물   행복 에세이

서 미 숙 / 수필가

gaeunsuh@hanmail.net

년에 이사를 온 이후로 지인들로부터 뜻하지 않은 많은 선물을 받았다.

푸른색과 주홍색으로 무늬가 그려진 머그잔도 있고계절을 꽃으로 새겨 넣은 집안 가득 꽃향기가 퍼질

것 같은 예쁜 접시도 있다. 아침마다 새로운 찻잔에 인도네시아만의 특혜인 코피 루왁의 여유로운 향을즐기다 보니 마

치 내 생활이 더욱 품격 있고 멋스러워 진 듯 마음가득 고마움이 전해져 온다. 단지 생일이나 무엇을 기념하면서 전해주

는 것이 아닌‘내가 써보니 서 작가에게도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라는 말과 함께 건네받은 찻잔이나 접시, 루왁 커피들은 글을 쓰면서 차를 마시거나 커피를 마실때, 아니면 이런 저런 용

도로 요긴하게 쓰일 때 선물을 준 이에게 따뜻한 정이 느껴진다.

 

며칠 전에는 지인으로부터 집으로 배달되어 온 난화분 하나를 받은 적이 있다. 난을 잘 키울 줄 모르는 나는 물을 너무 

많이 준 탓인지 얼마 안 되어 가지가 축 늘어져 있었다. 다시 살아날 것 같지 않아 실망감에 젖어 있었는데, 며칠 후 아침

에 방문을 열고 나오다가 그만 놀라움에 감탄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어! 꽃이잖아!” 화분 속 작은 돌에 비스듬히 기대어 간신히 몸을 가눈 가지에서 노랗고 예쁜 꽃

이 환하게 피어 있었다. 마치 나의 부족한 정성을탓하기라도 하듯 오묘한 표정으로 꽃잎을 활짝 펴고 있는 것이다. 차마 

손으로 만져 보기도 아까울 것 같은 꽃잎을 만지작거리며 이런 기쁨을 느끼게 해준 보낸 이의훈훈한 정이 가슴 가득 전

해져 왔다. 화분 가치의의미도 중요하지만 선물을 보낸 사람의 마음이 느껴져 누구에게라도 받은 선물이면 각별하게 생

각되는 나의 성격 탓이기도 하다.

일상이 힘들고 지칠 때마다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선물이기 때문이다.

 

요즈음 나는 색다른 재미에 빠져있다. 느슨한 시간이 생길 때면 의자에 기대어 즐거운 공상에 빠져본다. 그것은 다름 아

닌 수십억 원의 복권에 당첨되는 순간을 상상해 보았다. 아니 단지 상상해 본다는 것 자체가 황홀했다.

해야 할일들, 하고 싶은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머릿속에서 마무리를 하기도 전에 현실은 나를 깨우 치니 역시 상상은 상

상일 뿐이다. 이런 공상을 하게 된 것도 다름 아닌 선배언니로 부터 받은 한 장의 복권 선물 때문이었다.

추첨일이 아직 일주일이나 남은 복권을 건네주던 선배는 심각한 표정을 짓고“1등에 당첨되면 10%는 떼어줄 꺼지? 라고 

장난기 섞은 말로 물었다. ”각서 쓸까요?“ 하고 진지하게 되물었더니선배는 즐거운 미소를 지으며 유유히 고개를 가로저

었다. 언젠가 돈이 많이 생기면 사회에서 소외받는 어려운 계층을 위한 행복 나눔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내말에 웃음 가

득한 표정으로 지갑을열어 복권 한 장을 턱! 꺼내준 것이었다. 그렇게아름답고 소박한 꿈을 꾸는 사람들에게도 행운은공

평하게 찾아오지 않겠느냐고 농담처럼 말하던선배가 나를 기운나게 했었다.

 

순간이 모여 시간이 되고 시간이 이어져 하루가되고 하루하루가 곧 우리의 삶이며, 영원일 것이다.

그 무엇에 우선하여 사람의 보이지 않는 마음이 가장 소중한 것이라 여겨지는 나의 좌우명에 행동이 따르지 않는 마음

은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가족들에게 마음을 전하고자 밝게 웃는 얼굴, 고맙다고 건네는 정

중한 한마디의 말, 축하하기 위해 또는 위로하기 위해 준비하는 정성이 담긴 선물, 그런 것들이 모여 사람과 사람 사이

에 따뜻한 정을 쌓아 주는 것이라 믿고 싶다. 태어나서 부터 지금까지 내가 받은 선물, 아니 우리가 받은선물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맑은 공기, 푸른 하늘, 아름다운 자연, 또 부모님으로 부터 받은 무한한 사랑은 다 기억해 내지도 못하지만 서쪽하늘을 

물들이는 노을처럼 아련하게 떠오를 뿐이다.

사람이기에 언제나 받기만 하고 산다면 그 고마움의 무게도 버거울 것이기에 받는 만큼은 아니어도줄 수 있고 베풀 수 

있는 지혜가 있어 오늘을 그리고또 내일을 가뿐하게 살아내는 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서로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많은 사

람들이 있기에 미흡하나마 우리 또한 어려운 사람을 돌아보게되고 고마운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보답이 되고자애쓰고 노

력하며 산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삶인가.

 

때론 문학을 하는 이들과 함께 어려운 이웃들에게편지를 쓰기도 하고 음식을 배분하여 만들어서 찾아가 손을 잡기도 한

. 내가 갖고 있는 것이 마음뿐이라 해도 필요한 이에게는 기꺼이 나누어 주자고 매번 다짐도 하며 산다.

가끔 별빛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바라볼 때면 내마음이 듬뿍 담겨있는 선물을 주고 싶은 사람이 떠오른다. 소소한 마음

을 행동으로 옮기기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내가 느끼는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는 누구라도 좋을 것이다. 상대방이 기뻐

하는 만큼 내게도 행운의 기운이 전해져 올 것이기에...... 선물 받을 사람을 떠올리면서, 물건을 고르고 포장하고 편지를 

쓰는 일은 대화하지 않아도 상대와 교감할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 된다. 분주하고 지친 일상의 틈을 쪼개어 마음이 담긴 

작은선물을 꾸리며 살아가고 싶다. 환한 미소와 따뜻한 말 한마디, 몇 줄의 편지글과 꽃씨 몇 알만으로도 활짝 피어나는 

꽃처럼 인생은 행복으로 빛나는무대가 되지 않을까.

 

얼마 전 한국문인들과의 모임에서 이런 말을 한적이 있다. ‘얼어붙은 대지가 서서히 풀리며 꽃망울이 맺는 것을 보고 우

리가 벚꽃이 피기를 그렇게 기다렸지요.

그런데 어느새 벚꽃이 다 지고 말았네요. 저는 기다린 기억밖에 없는 데 말입니다.’ 그때 눈치 빠른 문우 한분이 대답했

.

‘그만큼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는 말씀이네요.’‘네, 그래요. 시간이나 세월이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요,

벚꽃도 다 지고 5월도 가고 어느 영화의 제목처럼 그렇게 봄날이 가버렸어요.

벚꽃이 진 것은 한 순간 이었고 내가 지금 바라보고 있는 것은 떨어져 나뒹구는 하얀 꽃잎이었다.

그래도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은 벚꽃이 피기를 기다렸던 갈망과 꽃잎이 어느새 꽃비가 되어 떨어져 있는 아쉬움이 가슴 

가득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유인 즉, 어쩌면 우리는 벚꽃이 언제까지고 환하게 피어 있을 것이라는 어리석은 기대를 하고 있던 것은 아니

었을까. 늘 우리가 기다리던 행복한 시간은 짧다. 아니 그런 때가 있기나 했었나 싶을 만큼 한순간 인지도 모른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 바로 지금, 스스로 위로받는선물 같은 마음을 나누고 그 순간이 바로 행복한 시간이라는 것을 깨달

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인생이란 그저 누군가에게 서로가 ‘마음을 나누는 기다림’그 자체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오랜 기다림으로 인한 고독 또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선물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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