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전통음식의 철학 <잡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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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담긴 우리의 전통음식
잡채
차이와 다양성의 향연
잡다한 채소의 줄임말인 잡채는 야채 각각의 맛의 조합과 당면의 질감이 만나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서도, 단순한 조
합 이상의 색다름을 느끼게 한다. 이제 그 잡채를 잔치하는 기분으로 함께 음미해보자.
“왜 영혼이 있는 동물과 식물과 인간은 대화하지 못하는가?” 이런 질문에 대하여 라이프니츠는 ‘단자에는 창이 없어서
서로 연결되지 못한다.’라고 대답했다. 라이프니츠의 다양성이란 각기 따 로노는 다양성, 연결되지 못하는 다양성을 나
타낸다. 그것은 서로의 다름을 응시하며 안타까움을 느 낀다는 것이다. 저마다 조화되지 못하고 흩어진다면…… 이것은
당면, 이건 버섯, 흩어진 맛……
잡채는 17세기 조선시대 광해군이 집정했던 시대에 등장했다. 잡채가 얼마나 광해군의 미각을 사 로잡았는가 하면, 이
를 만들어서 진상한 이충이라는 사람이 좌의정까지 벼슬을 하게되었을 정도였다. 그래서 세간의 무명시인은 “잡채 상서
의 세력을 당해낼 수 없구나!”라고 혀를 찼다고 한다.
또한 잡채에 당면이 들어간 것은 20세기 초에 이르러서인데,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당나라에서 유래된 당면은 그 후
에 고구마 전분으로 화교들에 의해서 생산되었다. 1919년 황해도 사리원에 당면공장이 생기기 전까지는 당면을 구한다
는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잡채가 잔치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인 것은 그 잔치가 잡채의 다양성처럼 다양한 사람들로 풍부해 졌으면 하는 사람들
의 바람인지도 모른다. 우리삶에 있어서도, 다양함은 차별이 아니라 축제가될 수 있도록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필요하듯
이.
차이가 나는 것이 신기하고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차이를 통해서 다른 지평과 언어, 행동을 만들어나가
는 것이 가능하며 그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우리의 삶을 축제로 만들고 싶다면 잡채의 다양성의 미학을 오늘 저녁식사에서 맛보는 게 어떨런지!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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