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인도네시아의 약용식물 /미냑 까유 뿌띠<백진엽>
짧은주소
- - 게시글 링크복사:
본문
인도네시아의 약용식물 . . .미냑 까유 뿌띠
인도네시아의 만병 통치약
‘미냑 까유 뿌띠
(Minyak Kayu Putih)’
백 진 협(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인니생물소재연구센터장)
몇 해전 겪은 일입니다. 인도네시아 약용식물의 탐사와 채집을 위해 한-인니 공동 탐사대가 술라
웨시 오지의 밀림을 헤매고 있을 때 였습니다. 갑자기 큰 비를 만났고 많은 인원들이 감기에 걸리
고 말았습니다. 그날 저녁 숙소에서 다소 쇼킹한 (?)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감기에 걸린 현지
인 들이 차례로 웃옷을 벋고 엎드려 서로에게 동전을 긁어 등과 팔다리에 피 멍을 들이고 있는 것
이었 습니다. 그런 다음 그 상처 위에 투명한 오일을 발라주었습니다. 상처 부위에 오일이 닿자 몹
시 쓰라린 듯 괴로운 표정들을 지었습니다. 현지인들은몸 속에 들어온 나쁜 바람( Bad Wind), 현
지어로마숙앙인 (Masuk angin) 을 몰아내기 위한 전통적인 방법이라 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현
지인들은 동전 생채기 마사지 덕분인지 그 오일 때문인 지 모두들 건강한 모습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마지막에 발라준 오일은 인도네시아 어디서든 쉽고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민약 까유 뿌띠’라고 하는 식물성 오일이었 습니다.인도네시아인들이 체기가 있을 때나 감기
에 걸렸을 때, 근육통이나 몸살이 났을 때, 벌레에 물려 가려울 때, 목이 아프거나 코가 막혔을 때
등만병통치약으로 사용하는 가정 상비약이었습니다.
이 오일은 영명으로‘카주풋 오일( Cajuput oil)’이라고 불립니다. 동남아지역과 호주에 넓게 분포
하는 멜라레우카 루카덴드론(Melaleuca leucadendron) 이라는 식물의 잎이나 새순을 증류해서
얻어지는 식물성 정유(Essential oil)입니다. 연녹색의 색깔을 띠고 있으며 주 성분은 Cineol(45-
65%), Terpineol, Pinene 과 다양한 Aldehydes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이 오일의 향은 풀 냄새 비슷
하며 약간 달콤하면서 장뇌(좀약) 비슷한 자극적인 냄새가 납니다. 동남아시아와 호주 열대지역
에서 널리 생산되며 인도네시아에서는 술라웨시 지역이 가장 많은 양을 생산합니다.
이 식물은 코알라의 먹이로 유명한 유칼립투스 (Eucalyptus) 나무나 정향(Clove)이 속한 도금양
과(Family Myrtaceae) 에 속합니다. 약 20미 터까지 자라며 줄기는 유연합니다.
나무껍질은 얇고 가늘며 흰색을 띠고 있습니다.
‘카주풋’이라는 말의 어원은 인니어로‘ Kayu (wood)’와 ‘ Putih (white) 가 결합한 말로 하얀 나무,
흰껍질 나무라는 뜻입니다. 꽃은 밝은 흰색이며 모양이 세척용 솔과 비슷하다 하여
‘Bottlebrush’라고도 부릅니다.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대표적인 사례는 증기와 함께 흡입하면 코의 비강을 확장시켜 막힌 코를 뚫
는데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특히 호흡기 계통에 대한 살균효과가 뛰어나서 감기나 인두염, 후두
염, 기관지염과 같은 감염 증상 초기에 증상 완화와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만성 폐질환이나 천식을 완화시켜주는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발한효과가 있어 열 감기를 치료하는데도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욕조에 몇 방울의 오일을 첨가하
면 땀 분비를 촉진하여 인플루엔자의 독소를 방출 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
고 복통의 진정과 장염, 이질, 위 경련, 긴장구토, 기생충과 같은 장내의 염증을 완화 시켜주는 효
과도 있습니다. 비뇨기 계통에 대한 살균 효과도 뛰어나서 방광염이나 요도염 치료에도 도움이 된
다고 합니다.
그 밖에도 근육을 이완시켜주고 통증을 완화해주는 속성이 있어 근육통, 관절염과 류머티즘의 치
료에 도움이 되고 미용의 목적으로 피부와 머리카 락의 기름기와 색소제거에도 사용됩니다. 최근
의 연구에선 일부 모기에 대한 구제효과가 있는 것으로 발표되었습니다.
동전으로 문질러서 몸 안에 들어온 마숙앙인을 내보내는 인도네시아 인들의 전통 처방을‘크로
칸 (Kerokan)’이라고 합니다. 현지인들이 저에게 도 권유했지만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동
전이 비위생적이어서 2차 감염이 생기진 않을지, 과연 효과가 있을지 내심 걱정이 들었기 때문입
니다. 크로칸 보다는 카주풋오일의 효능이 더 근거가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크로칸의 미신적인
요 소와 부작용들도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인도네시아 인들이 오랫동안 사용한 민간요법으로써 문
화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자세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