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01월 앵무새와 인어 <김선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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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슈- 수용성의 아라비아고무를 섞은 불투명한 수채물
감 또는 이 물감을 사용하여 그린 그림.
작가 : Henri Matisse (1869~1954)
작품 : 앵무새와 인어
(The Parakeet and Mermaid,1952)
과슈 색종이 꼴라쥬
337 x 768.5 츠
새해 아침. 빛과 함께 365개의 색들이 날아오른 다. 거대한 공간에 가위로 소묘된 색지들이 새처럼 날고 있다. 20C 현대미술의 첨병 앙리 마티스 가 해방시킨 색들이다.
19세기말 아카데믹한 그림에 반기를 들고 나타난 인상파. 뒤를 이은 후기 인상파...... 인상주의 그림도 보수적으로 여겨질 무렵. 회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색채와 형태의 대변혁이 일어났다. 야수파(Fauvism)로 전개되는 색채의 해방과 입체주의(Cubism)로 나타난 형태의 해방이다. 평생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띠동갑 마티스와 피 카소가 각각 그 중심에 있었다. <마티스 부인의 초상>에서의 초록색 얼굴, 파란 토마토, 붉은 인체 등 마티스의 색채는 야만적이란 평을 받았다. 상식적인 색을 뒤엎고 극히 주관적 인 색채를 추구한 그는 표현주의에도 영향을 주었 다. 마티스의 몰상식하고 조악할 정도의 색채 혁명 에 뒤이어 피카소에 의한 형태의 해방이 이어졌다. 끊임없이 기존의 것을 뒤엎는 미술사조가 짦은 주기로 등장했다. 급기야 20C 후반에는 화가들이 그림을 그리지 않고 작품을 내놓는 경지(境地) 혹 은 지경(地境)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현대미술의 새 지평을 연 화가가 앙리 마티스이다.
프랑스 북부에서 곡물상 아버지와 아마추어 화가 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법률공부를 하던 청년 마티스. 그는 20대 초반에 병상에 있던 중 그림을 접 하게 된다.“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자 파라다이스로 가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었다. 뭔가가 나를 몰아갔다.”그는 간단히 인생의 진로를 법률가에서 화가로 바꾼다. 그리고 평생에 걸쳐 하루 12시간 이상을 작업에 몰두했다.“내 작업의 주요 목적은 명료한 빛을 획득하는 것”이라고 할 만큼, 자연 의 빛을 머금은‘열린 창’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열린 문’을 즐겨 다루었다. <빨간 실내>, <춤>, 모로코 풍의 실내와 여인들의 모습을 원색과 보색 대비의 강렬한 색감으로 표현했다.
현대미술사에 큰 획을 지은 그는 70대 초반 관절염과 암 수술로 더 이상 그림을 그리지 못하게 되었다. 그는 붓 대신 가위를 들었다. 유화물감이 아닌 과슈로 만든 색지를 만들고 가위로 더욱 명료한 선을 만들어냈다. 젊은 시절 그의 색채를 야 만적이라 평하던 사람들이 이제는‘유치하고’, ‘장식적’이라 폄하했다. 그러나 색종이 오리기 작업(Cut-Outs)은 또다시 새로운 지평을 여는 것이었고 상징적인 작품이 되었다. 생의 두 번의 걸림돌이 디딤돌이 되고 새로운 세상으로 도약하 는 뜀틀이 되었다. 자유롭고 찬란하게 춤추는 색 종이 작품을 보면, 70대의 호기심 많고 탄력성 있 는 소년 마티스가 가위를 들고 색종이 놀이 하는 모습이 상상 된다. 무신론자 마티스가 79세에 이르러 모니크라는 간 호사와의 인연으로 방스의 로자리 성당의 보수 작 업을 하게 된다. 성당의 설계, 벽화, 스테인드 글라스, 십자가, 촛대, 제의 등 일체를 디자인 했고 제작 했다.“나는 균형이 잡힌 무구(無垢)한 그림을 그 리고 싶다. 지쳐버린 사람에게 조용한 휴식처를 제 공하는 것과 같은 그림을.”그의 소망대로 방스 예배당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화사함과 고요, 단순함 을 선사한다. 마티스 예술의 정점이며 단순함과 명 료함과 빛이 어우러진 하나의 조형이다.
해초와 과일들이 날아다니는 거대한 공간에서 뛰어오르는 인어공주와 마주보고 있는 푸른 앵무새. 365개의 색만이 아니다. 춤추는 색종이들이 수만 수억의 사람들로 보인다. 2016년에는 자신만의 빛깔로 화사하게 솟아오르고 싶다. 우리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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